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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프리즘]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끝나지 않은 SBS 드라마 비극사

존폐위기에 빠졌던 SBS 저녁 일일드라마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SBS 드라마가 적자에 빠지면서 ‘자본의 논리’에 따라 이른바 가장 수익이 적은 일일드라마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사실 SBS의 드라마 폐지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부터 시청률 부진을 이어오던 SBS 드라마는 투자한 제작비에 비해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며 적자행진을 이어갔고, 2014년 제작비 절감을 이유로 부진이 제일 심했던 주말드라마 주말극장(오후 8시45분 방영)과 주말특별기획드라마(오후 10시 방영)를 통폐합하기로 결정한 바 있었던 것이다.




사진=SBS사진=SBS


물론 주말극장 폐지에 앞서 시청률 부진을 탈피하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소 나이가 높아진 주말드라마의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서 뻔한 막장스토리를 버리고 젊은 피를 수혈한 청정드라마 ‘모던파머’를 편성하며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기운 기세는 좀처럼 회복될 줄 몰랐다. 마지막까지 시청률 참패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SBS 드라마는 결국 ‘모던파머’의 후속으로 편성된 ‘떴다! 패밀리’ ‘이혼 변호사는 연애중’ 후속 드라마를 편성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SBS 주말극장의 폐지를 알렸다.

이후 주말특별기획 드라마만 방영했던 SBS 드라마는 작년 2월 김수현 작가의 신작 ‘그래, 그런거야’를 오후 8시45분대로 편성하면서 사라졌던 주말극장의 부활을 알리는 듯했다. 간만에 두 편의 주말드라마를 선보이면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처럼 보였던 SBS 드라마였지만, 이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김수현 작가라는 명성에 비해 ‘그래 그런거야’가 잔잔한 시청률 행진을 이어나간 것이다. 심지어 ‘그래 그런 거야’는 올림픽 중계와 겹치면서 예정된 60회가 아닌 54회로 축소된 조기종영의 수모를 겪기까지 했다.

사진=SBS사진=SBS


SBS 드라마의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시청률 메이커’로 불리는 문영남 작가의 ‘우리 갑순이’가 초반 아쉬운 성적을 이어가면서 주말드라마 폐지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이번에는 없애기보다 변화를 시도한 SBS는 ‘우리 갑순이’를 토일드라마에서 토요일 연속 방송으로, 인기 예능프로그램 ‘K팝스타6’를 일요일 9시부터 연속 편성하면서 시청률 상승을 꾀했다. 다행히 이 같은 SBS의 전략은 일정부분 성공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공도 SBS 드라마의 적자를 메울 수 없었고, 결국 SBS는 가장 수입이 나지 않았던 일일드라마를 없애기 위해 나섰다. SBS는 10일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지상파 광고 시장 축소, 제작비 증가 등 국내외 방송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프로그램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방송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예정”이라고 일일드라마의 폐지를 공식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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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저녁 일일드라마의 폐지는 앞선 주말드라마 폐지 이유와 같지만, 진행되는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앞선 주말드라마 폐지의 경우 그나마 후속으로 편성됐던 드라마들까지는 선보였던 반면, 이번에는 현재 방영 중인 일일드라마 ‘사랑은 방울방울’까지만 방영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이다. ‘사랑은 방울방울’ 후속으로 ‘맛 좀 보실래요’가 편성될 예정이었음에도 말이다. 갑작스러운 일일드라마 폐지로 인해 주조연 배우의 캐스팅을 마치고, 첫 촬영 준비에 한창이었던 ‘맛 좀 보실래요’는 빛도 보지 못한 채 세상에서 사라지게 됐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말처럼 상황에 따라 폐지와 부활, 시간대 변동과 또 다시 폐지를 번복하고 있는 SBS 드라마의 정리해고는 현재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적자라는 이유로 계속해서 드라마의 편성 자체를 없애버리는 SBS 드라마. 과연 주말드라마에 이어 저녁 일일드라마까지 줄줄이 폐지되는 SBS 드라마의 정리해고의 비극은 언제쯤이면 끝날 수 있을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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