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사드 여파 한샘·퍼시스 中 진출 빨간불

B2C 가구시장 진입계획 차질

한샘, 상하이 지점 오픈 불투명

퍼시스도 일룸 매장 오픈 연기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국제가구박람회 한국관 부스 모습. 동양 최대규모 가구박람회지만 국내 중소 가구업체 12곳만 참여했다. /서울경제DB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국제가구박람회 한국관 부스 모습. 동양 최대규모 가구박람회지만 국내 중소 가구업체 12곳만 참여했다. /서울경제DB




국내 대형가구사들의 중국시장 공략에 제동이 걸렸다.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여파로 중국 내 반한감정이 악화되면서 연내 중국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가구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중국·국내 가구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 내 판매점 개설을 추진하고 있는 한샘과 퍼시스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 가구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드배치 결정 이후 반한 감정은 연일 사나워지고 있다”며 “멀쩡히 장사를 잘하고 있는 기업들도 사소한 이유로 영업정지를 당하는 판인데 신규로 시장에 들어오려는 이들 가구기업이 예정대로 매장을 개설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전했다.


한샘과 퍼시스도 이러한 기류를 감지하고 점포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한샘 관계자는 “여전히 판매점 개설을 준비하고 있지만 중국쪽 상황이 불투명해서 판매점 오픈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대비하고 있다”며 “다만 시기의 문제일 뿐 장기적 관점에서는 중국 진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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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스 관계자는 “중국 판매점 오픈 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한샘은 하반기 초 상하이에 플래그숍을 오픈하고 퍼시스는 상반기에 중국에 일룸 1호 매장은 연다는 계획이었다.

두 대형가구사의 중국시장 진출시도는 △최고경영자(CEO) 간 오랜 라이벌 관계 △판이한 비즈니스 전략 등 여러 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밑에서 한샘을 국내 1위 가구사로 성장시켰고, 손동창 퍼시스 회장은 한샘을 뛰쳐나와 연매출 5,000억원대의 가구사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두 가구계 거물은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또 한샘은 이케아 식 가구유통사를 표방하고 있는 반면 퍼시스는 전통적인 가구제조사를 고집하고 있어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 어떤 형태의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를 놓고 가구업 종사자들의 관심이 컸다.

중국은 가구 품질을 결정하는 디자인이나 제조기술 등에서 우리나라를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산 외주가구를 주로 취급하는 한샘 입장에서는 약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다만 한샘은 퍼시스보다 한참 앞서 중국시장에 진출해 터 닦기를 마쳤고 그룹의 외형이 퍼시스보다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이 장점이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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