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복지 콤플렉스가 과학기술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짓겠습니다.”
김명자(73)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현재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국과학기술회관 자리에 지을 예정인 복지 콤플렉스에 대해 이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과총은 본래 과학기술회관을 연면적 1만5,000㎡, 지하5층, 지상10층 규모로 증축할 계획이었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25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중 정부 지원금은 100억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쪽 땅만 파 건물을 지으면 기존 건물의 안정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전면 재건축이 불가피하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지난 1976년 완공된 지금의 과학기술회관 본관은 지은 지 40년이 넘어 다시 지어야 할 상황. 전면 재건축에 필요한 예산은 480억원. 결국 과총은 380억원을 빌려야 할 상황이 됐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자금 부담 때문에 완전 백지화를 생각했지만 이미 정부 예산이 투입되고 있어 그럴 수 없었다”면서 “재건축 후 2.5개층을 서울시에 기부채납해야 한다. 일자리 창업 공간과 컨벤션센터의 역할을 하는 등 공공성을 강화해 정부 국정과제로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과총은 복지 콤플렉스 통합개발 사업계획안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오는 17일 개최할 계획이다. 또 회원 단체 및 과학기술 단체,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업계획안과 관련한 설문조사도 한다.
과총은 차기 정부에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도 할 예정이다. 21일 열리는 과학의 날, 정보통신의 날 행사에 5명의 대선후보를 초청해 차기 정부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들어보고 한국과학기자협회와 공동으로 대선후보 초청 과학기술정책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김 회장은 “자율성·창의성·전문성 보장 시스템을 도입해 연구 효율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일자리 창출 방안, 교육제도 혁신 방안, 우수 인재 확보 방안, 사회 현안 해결 방안에 대해 대선주자에게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차기 정부의 과학기술 관련 부처 개편에는 목소리를 내지 않기로 했다. 김 회장은 “정부 부처 개편과 관련해 소속 단체에서 많은 의견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들 입장을 종합해 전달하겠지만 과총의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과총의 설립 목적 및 미래 역할에 부합하는 새로운 미션을 ‘과총 비전 2030’에 담고 이에 적합한 기업이미지(CI)를 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970년대에 만든 CI를 바꿔 과총의 21세기 비전과 목표를 함축적으로 담을 방침이다. 제작은 부회장사인 인피니트그룹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김 회장은 “7월7일 대한민국과학기술 연차대회에서 새로운 CI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CI를 회원 단체 및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홍보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2월 말 과총 회장에 취임했다. 51년 과총 역사상 첫 여성 회장이다. 취임 후 임무 지향형, 문제 해결형 조직을 목표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새 과총 조직은 2본부 3실, 1단, 4부설기구 체제로 개편됐다. 김 회장은 “새로 만든 조직도에는 기존에 하던 작업을 더 구체화했다”면서 “사무국 담당 인력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전문성을 높인 개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