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포럼에서 주제발표가 끝난 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전기요금 현실화를 고민하면서 (누진제 개편에 대해) 전문가들이 많이 반대했다”며 “값이 싸면서 청정에너지를 쓰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력 쪽도 유기농과 마찬가지다. 기꺼이 비용을 분담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고 그렇게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산업의 제조 기반은 강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학성 LS 사장은 “냉정하게 판단해보면 센서나 플랫폼 등은 독일과 같은 나라와 비교하면 경쟁력이 없다”며 “신기술을 잘 운영하는 쪽에서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격화하고 있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조원우 제너럴일렉트릭(GE)코리아 디지털총괄담당은 “한국의 전체 전력생산량이 100GW인데 중국이 1년에 파는 파워 제너레이션(발전기)이 100GW다. 사이즈로 경쟁할 수도 없고 정보기술(IT) 자회사를 통해 커스터마이징하는 것도 중국이 더 빠르다”며 “그 안에서 어떻게 우리가 역할을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 강연자로 나선 김태유 서울대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오는 2030년 이후에는 북극 항로가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새로 열리는 북극 항로는 한국에는 인류 문명사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가 북극 항로상의 거점항구를 확보하기에 결정적인 하자가 있는데 그게 바로 에너지 공급”이라며 “(남한~북한~러시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은) 새 정부가 꼭 추진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