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탁월한 승부사' 궈타이밍, 도시바 인수전 3조엔 베팅

샤프 M&A 학습효과

'통큰 한방' 꺼내들어

"중화권에 매각 불허"

일본 정부에 도전장

궈타이밍 홍하이정밀산업(폭스콘) 회장/블룸버그통신궈타이밍 홍하이정밀산업(폭스콘) 회장/블룸버그통신




지난해 일본 샤프를 집어삼킨 궈타이밍(사진) 대만 훙하이정밀공업 회장이 일본 도시바메모리를 손에 넣기 위해 경쟁업체보다 1조엔 이상 높은 거액의 인수가를 제시하며 또다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훙하이 산하 폭스콘이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1차 예비입찰에서 인수가 3조엔(약 30조8,664억원)을 적어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보는 기업평가액(1조5,000억~2조엔)은 물론 다른 입찰참여 업체들이 내놓은 가격보다 1조엔 이상 많다.


WSJ는 반도체 사업을 손에 넣으려는 궈 회장이 지난해 3월 일본 대표 전자기업인 샤프 인수 당시 활용했던 ‘압도적인 인수가’ 전략을 다시 꺼내 들었다고 분석했다. 당시 궈 회장은 파격적으로 높은 금액(7,000억엔)을 써내 유력 인수후보였던 일본 민관펀드 일본산업혁신기구(INCJ)를 제쳤다. 게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에는 샤프의 우발채무를 문제 삼으며 협상을 보류하는 방법으로 압박해 최종 인수가를 3,888억엔으로 크게 깎은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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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도시바 역시 미 원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WH)의 손실을 비롯해 그룹 전반의 회계부정 문제가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훙하이가 인수 대상으로 선정될 경우 궈 회장 측이 이를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일본 정부는 국가 안보와 밀접한 반도체 사업 부문이 중국 자본에 넘어가는 것을 막겠다며 일본 기업이나 동맹국인 미국 업체가 인수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도시바가 폭스콘의 파격적인 가격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쓰나가와 사토시 도시바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기술은 국가 안보와 관련돼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도 인수업체의 국적 문제는 인수가와 업체의 능력 다음으로 따져야 할 기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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