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께 은행권 1·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벌써부터 신한금융지주의 1위 수성이냐, 아니면 KB금융지주의 1위 탈환이냐를 놓고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컨센서스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이 각각 6,740억원, 5,640억원으로 신한이 여전히 크게 앞서는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신한금융은 6,750억원으로 컨센서스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KB금융은 6,631억원으로 컨센서스보다 1,000억원 이상 웃도는 예상치를 내놓아 KB금융의 역전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실제 KB금융은 포스코 주식을 8,000억원가량 보유해 일회성 이익으로 반영할 수 있는데다 국민은행의 오랜 골칫덩이였던 카자흐스탄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매각 대금도 일회성 실적으로 잡힐 수 있다. 신한금융의 일회성 이익이 SK 지분 2,100억원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적 선행지표의 하나인 주가는 11일 종가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KB금융이 이미 앞섰다. 이날 종가는 KB금융이 4만7,400원이고 신한금융은 4만5,800원으로 마감했다. KB금융의 실적 도약에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임기 3년 차를 맞아 그동안 ‘윤종규식 드라이브’를 실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1위 자리를 탈환해야 하는 자존심 싸움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실적에 따라 윤 회장의 연임 탄력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7,748억원, 2조1,437억원으로 6,000억원가량으로 좁혀졌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2,800여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5,000억원가량의 희망퇴직금을 비용으로 쓴 것을 감안하면 실제 두 지주의 격차는 1,300억원까지 줄어든다. 이 때문에 KB금융의 1위 탈환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신한금융 역시 올해 금융지주 10년 연속 실적 1위를 앞두고 있는데다 조용병 신임 회장이 취임하면서 신한금융의 견고함을 다시 한번 증명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호락호락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은 지난 2008년 2조186억원의 실적으로 KB금융을 역전해 지난해까지 9년간 1위를 수성했다. 은행과 비은행 이익구조가 6대4의 황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것도 큰 경쟁력이다. 이 때문에 KB의 추격에도 1·4분기에는 신한금융의 1위 수성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