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옥석가리기 나선 외국인...수출주 팔고 내수주 샀다

증시 조정에 롱쇼트전략 구사

많이 오른 삼성전자 차익실현

포스코·현대차도 대거 팔아

한국전력·SK텔레콤·카카오 등

밸류에이션 매력 큰 종목 매집



외국인투자가들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형 수출주를 팔고 내수주를 사는 롱쇼트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반도 정세 불안으로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자 종목별 옥석 가리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24%(5.06포인트) 상승한 2,128.94에 장을 마쳤다. 소폭 상승했지만 대북 리스크로 인한 조정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끝내고 673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는 이날까지 코스피에서 총 4,12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증시가 조정에 진입하며 그동안 상승하며 차익이 난 대형 수출주를 팔고 저평가된 내수주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먼저 외국인은 대외 리스크에 민감한 대형 수출주 중에서도 삼성전자를 대거 팔았다. 4월 들어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2,2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우선주도 약 98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실적 확인에 따른 차익실현과 최근 하락세인 미국 기술주와의 동반 조정에 따른 펀드들의 포트폴리오 재편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1·4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분기 영업이익 중 역대 두 번째로 높게 나온 것이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은 실적 확인 후 차익실현의 타이밍을 잡았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함께 지난주 실적 개선을 발표한 포스코도 이달 들어 763억원치를 매도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인 요소가 외국인 투자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삼성전자·포스코 등은 1·4분기 실적이 좋았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를 멈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SK하이닉스(678억원), 현대차(634억원), LG화학(487억원), 기아차(336억원) 등 대형 수출주들이 이달 외국인 매도 종목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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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외국인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내수주를 사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8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한국전력 주식 63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외에 통신업종인 SK텔레콤(390억원)과 LG유플러스(202억원) 등이 외국인의 주요 매수 종목들이었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이 대형주에서는 숨 고르기를 하는 반면 내수주를 포함한 중소형주·코스닥 시장에서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난달 말부터 코스닥 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외국인은 대표적 내수주인 KT&G도 이달 들어 39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롱쇼트 전략은 투자 집중도가 높은 IT 업종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대형 수출주인 삼성전자 주식은 대거 매각했지만 코스닥에 상장된 카카오는 1,17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외국인은 코스닥 상장사인 OLED 업체 AP시스템도 이달 들어 176억원어치 사들였다. 이와 관련해 송 연구원은 “같은 업종 내에서도 롱쇼트가 일어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종목으로 외국인 투자가 빠르게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주는 팔고 내수주를 사는 외국인의 롱쇼트 전략이 IT주 쏠림 현상을 완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 연구원은 “앞으로 외국인 투자가 중소형주, 코스닥 시장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IT 쏠림현상이 완화되면서 다른 업종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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