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면바지에 운동화로 뉴욕오토쇼 누빈 정의선

도요타 하이브리드·렉서스 신형에 높은 관심

신형 쏘나타 소개 후 “많이 팔겠다” 각오도

2017 뉴욕 국제오토쇼(뉴욕모터쇼)가 14일 공식 개막을 이틀 앞두고 12일(현지시간) 개최한 ‘프레스 데이’에서 한 40대 동양 남성이 면바지와 셔츠에 운동화 차림으로 맨해튼 제이컵 재비츠 센터에 꽉 들어찬 세계 각국의 신차 사이를 누볐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다.

자동차업계에 뛰어든 지 18년이 넘은 정 부회장은 해마다 세계 곳곳의 유명 모터쇼를 참관하지만 마치 자동차를 처음 보는 것처럼 경쟁사의 신차들을 뜯어보며 전시장을 종횡무진 누볐다. 그는 전시된 차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운전석에 앉아보고 타이어 휠을 만지다 고개를 숙이고 뭔가 생각에 잠기는 등 90여분간 자동차와 씨름했다. 세계 5대 자동차그룹을 일구며 달려온 오너 경영인은 학생 같은 복장으로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세계경제의 중심인 뉴욕에서 자동차 사업의 미래를 탐구했다.


특히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 부스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한 정 부회장은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 신형을 직접 타보고 만져보며 꼼꼼히 체크했다. 도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 부스에서도 LS500 신형과 하이브리드 쿠페인 LC500h 신모델을 앞뒤로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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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전시장을 둘러보는 내내 본사와 미주법인 임직원 3~4명이 수행했지만 정 부회장은 어느 부스에서도 설명이나 도움을 청하지는 않았다. 이날 뉴욕모터쇼에 참석한 권문식 현대차 연구총괄 부회장과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총괄 사장도 정 부회장이 진지하게 경쟁사의 신차들을 연구하는 모습에 조용히 뒤로 빠졌다.

다만 그는 전시 차량을 모두 보지는 않고 도요타와 폭스바겐·아우디, 벤츠, BMW 등 관심 있는 경쟁사 신차들만 집중 관찰했다. 정 부회장은 기자에게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신차들이 먼저 많이 나오지만 뉴욕은 지역과 시장이 달라 (메이커와 소비자의) 관심이 다른 것 같다”고 평했다. 현대차 부스에서 열린 ‘쏘나타 뉴 라이즈’ 공개 행사에 참석한 뒤에는 기자에게 “많이 팔아야죠”라고 힘줘 말했다. 올 하반기 미국 시장에 출격할 신형 쏘나타로 3월까지 부진했던 판매에 반전을 꾀하겠다는 다짐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회장이 앨라배마 공장을 둘러본 후 올해 판매 계획과 전략을 현지에서 재점검했다”며 “기왕 세운 상반기 목표도 꼭 뛰어넘자고 당부해 미주 법인에 비상이 걸렸다”고 귀띔했다./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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