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한류스타 배용준이 최대주주인 키이스트의 자회사 콘텐츠K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콘텐츠K는 지난 2012년 사업다각화 전략에 따라 키이스트가 20억원을 출자해 만든 드라마·예능 제작사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콘텐츠K는 연내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상장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키이스트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을 검토 중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키이스트는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콘텐츠K에 콘텐츠N을 흡수합병시키면서 사업 내실을 다져왔다. 콘텐츠N은 모바일 등 디지털 콘텐츠 부문의 제작과 유통을 주요 사업으로 삼아왔으나 콘텐츠K와의 차별화가 없다는 판단으로 드라마·영화 등의 제작·수출을 단일화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합병 작업을 추진했다.
콘텐츠K 상장은 키이스트의 외형 확장 필요성에 의해 진행된다. 2015년 설립 19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키이스트는 자회사 간 효율성을 높이고 해외 수출을 위한 기업 신뢰성을 보장받기 위해 콘텐츠K의 상장을 검토해왔다. 앞서 CJ E&M 계열의 스튜디오드레곤이 상장 작업을 구체화하는 것도 자극이 됐다. 증권사IPO 관계자는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종합기획사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경쟁사인 스튜디오드레곤의 상장으로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해외 수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상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 시장 수출이 막혀 있는 것은 부정적이다. 스튜디오드레곤도 사드 여파로 IPO 연기설 등이 나오고 있다. 키이스트는 사드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93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013년 이후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키이스트의 주력이 일본이라는 점에서 경쟁사와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키이스트의 또 다른 자회사인 디지털어드벤처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디지털어드벤처는 한류 콘텐츠 유통 전문회사로 일본 콘텐츠 수출에 있어 타사와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대형 포털사이트인 소후닷컴 자회사인 ‘폭스비디오(Fox Video Limited)’가 키이스트의 2대 주주라는 점도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