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직장과 집이 인접한 소위 ‘직주근접’ 아파트 단지의 가격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에게는 출퇴근 거리와 소요시간을 좌우하는 기준이자, 주변으로 편의시설과 교통망이 잘 발달돼 삶의 질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4일 리얼투데이와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4.22%를 기록한 가운데 도심·여의도 출퇴근이 용이한 마포구가 5.9%로 가장 많이 올랐다. 다음은 강남 진입이 편리한 송파구·서초구가 각각 5.69%, 5.56% 상승했다. 자체적으로 직주근접 조건을 갖춘 영등포·강남구도 5.39%, 5.29% 올랐다.
반면 주요 업무지구와 거리가 있는 지역은 서울 평균을 크게 하회했다. 중랑구는 2.37%, 도봉구와 금천구는 각각 2.43%, 2.63% 오르는데 그쳤다. 1~2인 가구, 맞벌이가구 등의 빠른 증가세 속에 직장이 가깝고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한 직주근접 아파트 선호현상은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분양한 ‘직주근접’ 단지는 청약경쟁률도 눈에 띄게 높았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서울지역에서 청약경쟁률 최고 단지는 1순위에서 306대1을 기록한 서초구 ‘아크로리버뷰’였다. 용산구 효창동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155대1),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100대1)이 뒤를 이었다.
지방도 비슷한 추세다. 지난해 10월 426대1의 경쟁률을 보인 ‘울산 힐스테이트 수암2단지’가 들어서는 야음동은 울산시청·울주군청·울산지방법원·울산세관·울산문화회관·중앙병원·강남동강병원·울산병원 등이 밀집해있고, 울산석유화학단지·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등도 가깝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직주근접 단지들은 줄어든 출퇴근에 취미생활이나 운동, 자기개발을 할 수 있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늘어 가고 있는 1~2인 가구, 고령자, 맞벌이가구 등이 주요 수요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