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가계 시리즈(1):글로벌 사회복지지출의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에 지출한 비용은 9.7%였다. OECD 평균인 21.1%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OECD 35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복지지출 비중이 낮은 나라는 멕시코 한 곳뿐이다.
세부 항목별로는 노령자·근로무능력자·실업자 등에 대한 복지지출이 OECD 평균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우리나라는 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오래되지 않았고 고령화율이 낮아 다른 국가들에 비해 노령지출 비중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복지지출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복지지출이 워낙 적었던 탓이다. 우리나라 GDP 대비 복지지출 비중은 1990년 2.7%에서 2014년 9.7%로 7.0%포인트 늘어 같은 기간 OECD 증가 속도(+4.1%포인트)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선진국 수준의 다양한 복지제도의 틀을 확충했으나 아직은 도입 초기 단계”라며 “고령화 등 사회적 여건, 경제력 등을 고려해 현세대와 미래 세대들이 공유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복지 수준과 부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빠른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복지지출을 늘려야 하지만 이렇게 하면 단기간에 국가부채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니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또 “다양한 복지제도가 도입·운영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복지 집행의 비효율성과 누수 등에 대한 지속적인 개혁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