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속보)박근혜 전 대통령 '592억 뇌물' 기소…헌정 세번째 부패혐의 전직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와 공모해 삼성그룹 등 대기업의 뇌물을 받고 최씨의 사유화 정황이 짙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774억원을 내게 강요한 혐의로 17일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강요·직권남용 등 혐의가 적용된 강제모금과 별개로 박 전 대통령은 기업의 돈을 직접 또는 제3자가 받은 혐의로 총 592억원에 이르는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됐다.


박 전 대통령은 대기업에서 통치자금을 걷었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부패혐의로 기소된 세 번째 대통령으로 헌정사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

검찰 2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7일 오후 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 했다.

박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제3자뇌물수수·제3자뇌물요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공무상 비밀누설 등 총 14개 범죄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공모해 삼성과 롯데로부터 각각 298억원과 70억원 등 모두 368억원의 뇌물을 받았고 SK그룹에는 89억원의 뇌물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에게서 실제로 받은 298억원 외에 약속받은 액수까지 더하면 삼성과 관련한 뇌물 혐의액은 총 433억원에 달한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형법상 뇌물죄 조항은 돈을 받지 않아도 요구나 약속을 한 행위도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공소장에 적시된 각종 뇌물 혐의액은 총 592억원에 달한다.

박 전 대통령은 우선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원활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게 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삼성에서 총 298억2,535만원을 최씨의 독일 회사 비덱, 미르재단·K스포츠재단(204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16억2,800만원)에 각각 주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중 동계센터 기부금과 관련해서는 직권남용·강요와 제3자뇌물수수가 모두 성립하는 ‘실체적 경합’(여러 개의 행위가 여러 범죄를 구성)으로 판단해 박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강요와 제3자뇌물수수 혐의를 모두 적용해 기소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신동빈 롯데 회장으로부터 잠실 월드타워점 면세점 사업권 재허가 등 부정한 청탁을 받고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내게 했다 돌려받은 혐의도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신 회장을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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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SK에도 89억원의 뇌물을 요구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측의 일방적인 요구에 그치고 약속이나 공여 단계에까지 이르지는 않았다는 결론에 따라 검찰은 최 회장을 무혐의 처분으로 결론지었다.

53개 대기업이 자신과 최씨가 ‘공동 운영’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게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강요)도 박 전 대통령의 중요 혐의 중 하나다.

검찰은 774억원의 출연금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낸 204억원은 강요의 피해액임과 동시에 제3자인 이들 재단법인에 제공된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이 밖에 △ 최씨 개인회사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K 등에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강요△최씨에게 공무상 비밀 문건 47건 제공△문화예술인 지원배제 명단 운영 지시△CJ그룹 이미경 부회장 퇴진 강요미수△최씨 측근인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 승진 청탁 등 혐의도 받는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구속 후 구치소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검찰 방문조사를 받으면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향후 법정에서 사실관계와 법리 해석을 놓고 검찰과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또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롯데·SK와 관련 추가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공범인 최씨도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우 전 수석은 작년 가을부터 최씨의 존재가 알려지고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청와대 대책 회의를 주도하는 등 사안을 축소·은폐하려 한 혐의(직무유기) 등을 받는다.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검사 31명 등 150여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재구성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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