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돌아온 기관...꿋꿋한 코스피

13일부터 사흘연속 순매수

관망세 외국인 빈자리 메워

환매압력 줄며 수급부담 완화

당분간 증시 버팀목 역할 할듯





조정 장세를 겪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 기관투자가가 돌아오고 있다. 기관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약 5조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상승을 가로막았지만 최근에는 ‘셀 코리아(sell korea)’로 돌아선 외국인의 수급 공백을 메우는 버팀목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기관의 순매수를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금융투자가 주도하고 있어 추세적으로 굳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주춤거리는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 공세에도 사흘 연속 순매수를 이어간 기관에 힘입어 전날보다 0.51%(10.88포인트) 오른 2,145.76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117억원을 순매도하며 사흘 연속 국내 주식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5조4,52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를 이끌어왔지만 4월 들어서는 지난 12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 내다 판 국내 주식 규모는 5,870억원어치에 이른다.


외국인의 변심에도 코스피는 꿋꿋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 미국 재무부의 환율 조작국 지정 이슈와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 고조에 11일 2,13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사흘 만에 2,140선을 회복했다. 이날 장중에는 2,150선을 다시 밟으며 상승 흐름을 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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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으면 외국인의 수급 변화에 속절없이 무너졌겠지만 지수가 최근 선방하고 있는 배경에는 기관의 귀환이 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031억원을 순매수하며 시동을 건 기관은 13일부터 사흘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기관의 순매수 누적 금액은 4,853억원으로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의 빈자리를 채웠다.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흘 연속 이상 순매수한 것은 2월10~15일 이후 두 달 만이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들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였던 외국인이 최근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생긴 수급 공백을 기관이 메워주고 있다”며 “기관의 순매수가 추세적인지는 아직 예단하기 이르지만 당분간 지수가 하락하는 것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펀드 환매 압력이 줄어든 것도 증시의 수급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지난달 코스피가 2,166.98포인트까지 치솟으며 연중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자 펀드 환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지수 상승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지수 레벨이 2,130~2,140선으로 내려오면서 펀드 환매 물량도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3월 하루 평균 558억원에 달했지만 4월에는 50억원(13일 기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의 투자 주체별 수급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주식형 펀드를 굴리는 자산운용사의 수급을 보여주는 투신권은 3월 한 달 동안 1조372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11일을 기점으로 매도세가 크게 둔화됐다.

최근 기관의 귀환을 ‘금융투자’가 이끌고 있는 만큼 증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는 증권사의 자기자본(PI) 투자 금액과 증권사가 판매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금액이 통계로 잡힌다.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단기 투자 자금의 성격이 짙어 시장 흐름에 따라 언제든지 기관도 순매도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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