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을 갈아치우라는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홍 전 회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JTBC 외압의 실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홍석현’이라는 2분 가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홍 전 회장은 “제가 받았던 구체적 외압이 한 5번에서 6번 되고요, 그 중에 대통령으로부터 2번이 있었습니다”라며 손 사장에 대한 정권의 외압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그런 외압을 받아서 앵커를 교체한다는 건 제 자존심이 용서하지 않았고 21세기에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제가 외압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24일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이후 JTBC를 향해 내려진 외압의 주체와 횟수를 홍 전 회장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홍 전 회장은 “태블릿PC 보도 이후엔 정권이 약해졌기 때문에 외압이 없었다”며 확대 해석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한편, 홍 전 회장의 영상이 공개된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도 개인적으론 JTBC나 다른 매체의 보도가 서운할 때가 있다”며 “하지만 언론의 본질은 모든 권위와의 불화다. 이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후보는 “어떤 경우에도 언론은 부당한 압력을 받아선 안된다. 권력 앞에서도, 자본 앞에서도, 다중의 위력 앞에서도 언론은 보호받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언론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 나타난다면 저 안철수가 가장 앞에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위 윤관석 공보단장도 브리핑에서 “언론의 큰 역할은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므로 언론사에 외압을 가하는 것은 국민을 겁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단장은 “비단 JTBC뿐만 아니라 정권의 마음에 안 든 여러 언론사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이제라도 그런 사실을 국민에게 밝힌 홍 전 회장의 용기 있는 고백을 환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