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시장의 냉각기를 불러온 단말기유통법도 ‘갤럭시S8’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갤S8 사전개통이 시작된 첫 날 이동통신 번호이동은 4만 건을 넘었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노트7이나 갤S7 출시 당시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지난 2014년 단통법 시행 이후 최대치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번호이동 건수는 4만 6,380건에 달했다. 신제품이 공개된 이후부터 쌓이던 대기수요가 실수요로 본격 전환된 결과다. 특히 마감 직전인 19시 40분 ~ 20시까지 20분 동안에는 약 3,000 건의 번호이동이 발생하는 등 ‘시장 초과열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통사별로 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각각 360명과 283명의 가입자가 빠져나갔고, KT는 643명이 늘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갤S8에 대한 기대감이 예약가입을 통해 나타났고, 번호이동 시장 이동 규모가 커지게 됐다“며 ”이번 주말까지 가입자 유치를 위해 통신사간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통사를 옮긴 가입자 수를 의미하는 번호이동 건수는 시장의 활기 정도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지난 2014년 단통법 시행 후부터는 일 평균 1만5,000~2만 건을 유지하다 갤S8이 공개된 직후에는 1만 건 이하로 떨어졌었다.
갤노트7 개통 첫 날인 지난 2016년 8월 19일에는 3만5,558건, 갤S7이 개통된 지난해 3월 11일에는 2만691건의 번호이동이 있었다.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가 출시된 10월 22일에는 3만6,987건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번호이동이 급증했다고 해서 시장이 과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대를 모으던 새 단말기가 출시되면서 한꺼번에 개통됐기 때문이다.
그간 갤럭시S8 시리즈 개통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누적돼 있었다. 이달 들어 17일까지 일평균 번호이동은 1만1,437건(전산 휴무일인 9일 제외)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