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방송된 KBS1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산골에서 20년, 이 부부가 사는 법’ 편이 전파를 탔다.
▶30대에 찾아온 이른 제2막 인생의 시작
해발 400미터 보현산 죽장계곡에 위치한 선류산장. 사방을 둘러보아도 산장 이외에는 어떤 지붕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오지다.
서울에서 작은 중소기업에 다니던 김인구씨는 IMF가 닥치자 산골로 들어왔다. 방 한 칸으로 시작해, 본채, 별채에 정자가 있는 사랑채까지 흙과 나무로 천천히, 홀로 집을 짓고 수도, 전기를 끌어와 사람 사는 모양을 갖추기 까지 20년.
그는 이 집을 ‘종합예술작품’이라 말한다. 그림 같은 별장을 꿈꾸며 내려온 아내, 그리고 어린 딸. 10년이 넘도록 한 발을 도시에 걸치고 살았다는 그들은 산골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올해는 제대로 농사 한 번 지어 볼랍니다’
배워도 배워도 익숙해지지 않는 농사. 실패의 원인 심을 줄만 알았지 가꾸는 법을 몰랐던 것.
작물이 다 자라면 자라는 대로, 벌레 먹으면 벌레 먹은 대로 거둬들이다가 올해 처음, 제대로 된 농사를 해보겠다고 마음먹는다.
어엿하게 농작물을 잘 키워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라는데. 하지만 모종을 심기 전부터 실수 연발. 20년차 풋내기 농사꾼 부부는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낼까.
▶선류선장의 봄을 나누다, 화전놀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서리가 내렸던 이곳에 드디어 하나 둘 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전국 각지의 친구들에게 봄이 찾아왔음을 알리고 봄을 맞이하기 위해 화전놀이를 준비했다.
산이 있으니 집이 있고, 집이 있으니 사람들이 모인다.
산골의 집은 지나가는 이들이 쉬어갈 산장 역할을 하는 법.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부부의 봄이 분주하다.
▶마음껏 일하고, 부족함을 즐긴다.
‘그림 같은 집’을 만들어가는 ‘그림 같은 삶’
김인구 씨는 약속한 ‘그림 같은 집’을 완성하기 위해 오늘도 망치와 톱을 든다.
도시를 그리워하던 장양숙 씨는 이제 먹을만큼 씨를 뿌리는 겸손과 절제를 배웠다.
“한 발 물러서거나 앞서가려고만 하지 않으면 사는 데는 그다지 불편하거나 어렵지는 않아요”
- 장양숙
“배워야 할 것 알아야 할 것이 아직도 많습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습니다”
- 김인구
부지런히 뛰어 다니지만 천천히 돌아보고 아웅다웅 하면서 서로를 배려하며 같은 것을 보고 함께 즐거워하는 그림 같은 삶.
농촌에서 산촌에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이들에게 김인구, 장양숙 부부가 하나의 길을 제시해준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