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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불한당’ 설경구X임시완, 韓 액션 틀 깰까…#스타일리시 #브로맨스(종합)

‘나의 PS 파트너’로 개성을 발휘했던 변성현 감독이 느와르로 돌아왔다. 남다른 미장센은 이미 칸 공식 초청으로 인정받았고,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등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도 보장됐다. 이제 남은 것은 국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한국형 액션에서 벗어났다’는 변성현 감독의 자신 있는 선언이 극장가를 뒤흔들 수 있을까.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 이하 ‘불한당’) 제작보고회가 19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변성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전혜진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들 및 감독이 19일 서울 강남 압구정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지수진 기자배우들 및 감독이 19일 서울 강남 압구정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지수진 기자


‘불한당’은 범죄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규)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액션드라마다. 불한당이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나쁜 남자들의 세계를 거침없는 액션으로 스타일리시하게 그려냈다.

‘청춘 그루브’로 데뷔 후 ‘나의 PS 파트너’로 재기발랄함을 뽐냈던 변성현 감독은 전형적인 한국형 액션을 탈피하는 최초의 시도로 ‘불한당’을 내놓았다. 그는 “‘나의 PS 파트너’를 찍을 때부터 이런 장르의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며 “모니터 앞에서 말랑말랑한 사랑 이야기만 보고 있다 보니까 손발도 오그라들고 선이 굵은 이야기에 갈증이 생겼다. ‘불한당’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장르를 정해놨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변 감독은 이어 “‘불한당’은 두 남자의 이야기다. 자신이 속한 곳에서 버림받은 두 남자가 서로를 믿는데 그 믿음의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의 중심을 담당하는 두 남자는 설경구와 임시완이다. 나이만큼 연기 경력도 차이나는 두 사람이 ‘불한당’을 위해 뭉쳤다. 우선 설경구는 모든 것을 갖기 위해 불한당이 된 재호 역을 맡았다. 범죄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만큼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설경구는 “감독님이 한 컷 한 컷에 정말 정성을 들이더라. 촬영 전부터 자극을 많이 받았다. 또 연기를 할 때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라고 하셔서 그 점에 중점을 뒀다”고 촬영에 임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세상 무서울 것 없는 당당함을 바탕으로 넘치는 패기를 자랑할 임시완은 더 잃을 것이 없기에 불한당이 된 남자 현수로 변신했다. 그는 “액션이 이렇게 많은 영화는 처음이다”라며 “액션 연습을 많이 했다. 수트핏을 살리기 위해 운동도 했다. 감독님이 주당이셔서 촬영 마치고 술자리가 자주 있었다. 감독님이 혼자 마시지 않도록 자주 거들어드렸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극중 재호와 현수는 교도소에서 만난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둘 사이에 믿음이 생기고, 출소 후에도 그를 바탕으로 의기투합한다. 브로맨스를 기대해볼 만 상황. 이에 대해 설경구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임시완이라는 후배와 사랑도 하고 질투도 하지 않았나 싶다”며 “사랑을 한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배우 임시완,전혜진,김희원,설경구가 19일 서울 강남 압구정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임시완,전혜진,김희원,설경구가 19일 서울 강남 압구정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사진=지수진 기자


반면 임시완은 단호했다. 설경구의 사랑 고백에 “저는 안 했다. 사랑까지는 아니고 케미가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이어 “설경구 선배님을 영화 촬영하기 전에 먼저 만났었는데 그때부터 잘 해주셨다. 현장에서도 분위기를 유하게 해주셔서 촬영하면서 노는 느낌으로 했다. 그게 사랑인 줄 이제 알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저는 작품마다 선배님들 복이 있다. 어떤 연기를 하든 선배님들 연기를 많이 받는 것 같다”며 “감정신을 찍는데, 설경구 선배님께서 저를 찍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다 실어서 연기를 해주시더라. 얼굴이 안 보이는데도 그렇게 연기를 해주시니 제가 더 잘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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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작품에서 인상적인 악역 연기를 선보인 김희원은 이번에도 현수를 의심하고 뒤를 쫓는 병갑 역할을 맡아 활약한다. 그는 “이 중에서는 제가 제일 착한 것 같다. 저는 나쁘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너무 나쁘다. 이번에는 정말 순박하다”고 의외의 모습을 기대케 했다. 이 말을 듣던 임시완은 병갑이 순박하지만 악한 역할이긴 하다며 “착하다고 하면 너무 미화를 하는 것 같다. 나쁜데 순수한 역할이다”라고 덧붙였다.

김희원은 이어 악역전문배우라는 호칭에 대해 “어떻게 밥을 먹고 살지 인생이 깜깜한 적이 있었다. 뭐라도 전문이 되는 게 좋은 일인 것 같다”고 말하며 “악역을 전문으로 하면서도 항상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 이번에는 사랑 받기 위해 떼를 쓰는 어린아이 같은 악역에 중점을 두고 열심히 했다”고 전에 맡은 역할들과의 차이점을 짚었다.

주연배우 중 당당히 홍일점 자리를 차지한 전혜진은 불한당이 속한 오세안무역의 조직전 비리를 노리는 경찰 천팀장으로 등장한다. 그는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당당할 수 있는 비결로 “이 남자들을 낮게 보면 된다”며 걸크러쉬 면모를 뽐냈다. 이어 “남자 배우들 안에서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힘들었는데, 그럴수록 경멸하고 밟아주는 수밖에 없더라. 제가 경찰라인에서도 약간 아웃사이더다. 수적으로 많이 밀리더라. 감독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경찰 병력을 늘려주셨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더불어 “여자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대접도 못 받았다. 오히려 동지애가 강했다. 저희가 여유 있게 찍은 것이 아니라 빠듯한 일정 속에서 촬영했다. 게다가 캐릭터도 강하다 보니까 홍일점답게 행동할 수 있는 여유도 없었다”고 설명을 더했다.

배우 김희원, 설경구, 임시완이 19일 서울 강남 압구정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사진=지수진 기자배우 김희원, 설경구, 임시완이 19일 서울 강남 압구정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사진=지수진 기자


‘불한당’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와 같은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3~5개 작품을 다루는 섹션. 국내영화 중에서는 ‘달콤한 인생’, ‘추격자’, ‘부산행’ 등이 초청돼 호응을 얻었다.

처음으로 칸에 진출하게 된 변성현 감독은 “칸에 초청돼 기분이 좋았다. 초청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저는 그냥 얻어걸렸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불한당’만의 매력으로 “액션영화로서 스타일에 차별점을 뒀다”며 “저희가 촬영한 양이 되게 적다고 들었다. 편집으로 무언가를 끊어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딱 필요한 부분만 촬영했다. 또한 한국적 리얼리티에 갇히고 싶지 않았다. 한국 어딘가에 이런 곳이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더욱 만화적이고 코믹북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 싶다”고 소신을 전했다.

그렇다고 ‘불한당’이 연출이나 기법적인 면만 내세운 영화는 아니다. 감독의 말에 따르면 스타일리쉬는 어디까지나 영화의 양념이다. 설경규와 임시완, 그리고 김희원까지 그리는 남자들의 감정이 키 포인트다. 변 감독은 마지막으로 “여타 액션영화와 다르게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음과 배신이라는 미묘한 감정과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싶었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전형적인 한국형 액션 영화의 틀을 깨고 새로운 스타일의 범죄액션영화에 도전한 ‘불한당’은 오는 5월 개봉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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