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후보는 지난 2005년 쓴 에세이에서 대학 시절 하숙집 룸메이트들과 돼지발정제를 사용해 성범죄를 모의했다며 “후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 후보는 이날 TV토론회가 시작된 즉시 과거 성범죄 모의 의혹이 일고 있는 홍 후보의 대선후보 사퇴를 주장하며 수세로 몰았다.
포문은 심 후보가 열었다. 심 후보는 모두발언을 통해 “토론에 앞서 먼저 국민 여러분에게 양해를 구하겠다.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오늘은 홍 후보와 토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국격을 생각할 때 홍 후보는 사퇴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의 깜짝 선언이 나오자 안철수·유승민 두 후보도 홍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유 후보는 자유토론으로 전환되자 “홍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며 “이것은 네거티브가 아니다. 이미 형사피고인으로 재판받는 중인데 돼지흥분제로 강간 미수한 공범”이라고 비난했다.
안 후보도 “홍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며 “용서할 수 없는 사건이 외신에 많이 보도돼 국격이 심하게 실추됐다”고 지적했다. 또 홍 후보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옹호 발언을 지적하며 후보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사퇴해야 할 후보이니 쳐다보고 토론하지 않겠다”며 홍 후보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발언을 이어갔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홍 후보와 ‘성완종 리스트’ ‘박연차 게이트’로 공방을 벌이는 도중 “후보들이 다들 사퇴하라고 하지 않느냐. 무슨 염치로 그러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보들의 압박이 계속되자 홍 후보는 “이미 12년 전 자서전에서 고해성사했는데 다시 문제 삼는 것은 참 그렇다”면서도 “45년 전 사건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게 생각한다. 직접 하지 않았지만 친구가 한 것을 막지 못해 정말 죄송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