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간) 대선 1차 투표를 마친 프랑스에서 오는 5월7일 결선을 위한 선거전 2막이 올랐다. 중도파 에마뉘엘 마크롱이 기성 정치권의 잇단 지지 선언을 받으며 선두 굳히기에 나선 한편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후보는 국민전선(FN) 대표직을 내려놓는 승부수를 띄우며 막판 역전을 노리고 있다.
1차 투표 득표율 2위로 결선에 진출한 르펜 후보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2’에 출연해 “모든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당 대표직을 일시적으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결선 투표일을 10여일 앞두고 그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극우 색깔’을 지워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르펜 후보는 2011년부터 아버지가 창당한 FN을 이끌며 프랑스 내 반기득권·반이민 정서를 부추겨왔지만 지금의 지지기반만으로는 결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여론조사 업체 이폽(IFOP)이 1차 투표 결과가 나온 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중도 정치단체인 전진당 마크롱 후보의 결선 예상 득표율은 60%을 기록해 40%에 그친 르펜을 20%포인트 앞설 것으로 나타났다.
르펜 후보는 이미 지난 몇달간 자신이 FN 후보가 아니라 FN의 지지를 받는 후보임을 강조하고 선거 포스터에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정당 이름과 로고까지 삭제한 상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르펜이 아버지인 장마리 르펜과 거리를 두며 1차 선거에서 패배한 급진좌파 장뤼크 멜랑숑과 우파인 프랑수아 피용의 표를 끌어오려 애쓰고 있다”고 해석했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차기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되는 마크롱은 사회당과 공화당 표심을 흡수하며 굳히기에 돌입했다.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극우세력은 일부 시민들에게 낙인을 찍고 국가를 분열시킬 것이며 결국 우리의 자유를 시험대에 올려놓을 것”이라며 “결선에서 마크롱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사회당과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브누아 아몽과 피용도 패배 직후 “극우 집권을 저지해야 한다”며 마크롱 지지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