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성(사진) 인천대 총장이 최근 ‘특별한 실험’에 돌입했다. 기존의 관료적인 대학 행정을 완전히 뜯어고쳐 새로운 대학을 만들기 위한 혁신적인 행정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25일 인천대에 따르면 조 총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한 후 대대적인 대학 행정 개혁에 착수했다. 대표적인 것이 행정서류의 한글·영어 병기 도입이다.
조 총장은 지난 2월 모든 행정부서 결재서류 작성 때 한글뿐 아니라 영어를 병기할 것을 주문했다. 대학의 국제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조 총장은 “대학이 말로만 국제화, 세계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결재서류에서부터 국제화를 위한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일부 회의를 우리말과 영어를 함께 사용하며 진행하기도 한다.
조 총장이 꿈꾸는 대학의 위상은 상당히 높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것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하버드 대학을 경쟁 상대로 겨냥하고 있다.
학교의 교육역량과 학생의 취업역량을 강화하는 매트릭스 교육제도 도입도 조 총장의 거침없는 실험 중 하나다. 이 제도는 사회 수요에 부응하는 교육과정을 창출하고 산학협력 선도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취임 때부터 밝혀온 구상이다. 인천대는 이를 위해 지난해 37개 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다른 행정 개혁으로 스마트 오피스 도입을 꼽을 수 있다. 스마트 오피스는 원래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실험적으로 시행한 제도로 도심에 있는 본사 대신 자택 근처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IT 기반 원격 근무 환경을 뜻한다.
조 총장은 대학 본관에 자리하고 있던 각 처장실을 없애고 대신 큰 공간에서 모든 처장들이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처장들은 칸막이도 없는 사무실에서 책상 하나만 놓고 업무를 보고 있다. 실험에 들어간 지 6개월여가 지나면서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진 모습이다.
조 총장은 스마트 오피스를 전 행정부서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보직교수는 “갑자기 개방된 공간에서 일을 하려니 불편한 점도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새로운 스마트 오피스 문화에 적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