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10나노 D램, 72단 낸드(반도체), 플렉시블 올레드(OLED) 패널, 초슬림·초고화질 TV, 차세대 자동차용 강판….
국내 대기업들이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전 세계 프리미엄 제품 시장을 주도하면서 올 상반기 눈부신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영업이익률은 50% 안팎으로 추산되고 중국의 추격에 시달리며 부진했던 가전과 철강 업체들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회복해가고 있다. 조선·해운이 여전히 부진하지만 전자·철강·화학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코리아’의 위상이 다시 단단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재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자업계를 중심으로 주요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고 있다. 이날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비수기에 2조4,676억원의 영업이익(영업이익률 39%)을 기록하며 연간 10조원 흑자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SK하이닉스의 1·4분기 영업이익은 종전 최대치였던 2014년 4·4분기(1조6,671억원)보다 무려 8,000억원가량 많다. 반도체 호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10조원 흑자 시대가 결코 꿈은 아니라는 평가다. 반도체 맏형 삼성전자는 앞서 1·4분기에 10조원을 육박하는 잠정실적을 내놓았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메모리반도체에서만도 6조원을 벌었고 갤럭시S8의 성공 가능성이 커지며 올해 50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 부문에서 첫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올린 LG전자 역시 2009년 이후 최고의 분기실적을 거뒀으며 LG디스플레이도 1조원 넘는 분기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추격, 유럽의 침체에도 전자업계의 실적이 비상한 것은 독보적인 기술력과 프리미엄 제품의 힘이다. 반도체는 후발주자들과 1년 이상의 기술력 격차를 유지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있고 가전시장에서는 니치마켓이었던 프리미엄 제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철강 명가 포스코 역시 중국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차세대용 강판을 통해 2011년 이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에 재진입했다. /윤홍우·한재영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