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VS 감세=문재인·안철수·유승민·심상정 후보가 증세를, 홍준표 후보는 감세를 들고 나왔다. 문 후보는 증세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문 후보 측) 정책본부장이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증세방안을 밝히지 않았다”는 유 후보의 지적에 “복지를 늘리려면 복지공무원, 복지 일자리를 많이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을 돌렸다
유 후보는 ‘조세부담률은 얼마까지 올릴 생각인가’라는 안 후보의 질문에 “1년에 0.5%포인트씩 올려 오는 2021년에는 19.5~21.5%가 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법인세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인 25%로 올리겠다”고 했다. 유 후보는 “당선되면 가장 먼저 증세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구하겠다”고도 했다. 반면 홍 후보는 담뱃값 인하, 유류세 인하, 통신비 인하 등을 약속했다. 홍 후보는 “유류세만 인하해도 7조2,000억원가량의 민간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고 10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인세에 대해서도 “현재 후보들 중에 감세나 현 상태 유지를 주장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는 것 같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인세를 내리면서 ‘해외에 나간 기업들 다 돌아오라’고 하는데 우리만 증세하면 정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김영란법 개정도 약속해 관심을 끌었다. 현재 3(식사비)·5(선물)·10(경조사비)로 제한돼 있는 금품한도를 10·10·5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농축산물은 선물액수 산정에서 제외하겠다고 했다.
◇공공일자리 VS 민간일자리=문 후보는 이번 토론에서도 1번 공약인 공공 일자리 80만개를 들고 나왔다. 그는 “저성장·양극화·저출산·고령화·고용절벽 등 모든 위기의 근원이 일자리”라며 “당선 즉시 일자리 ‘100일 플랜’을 가동한 뒤,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걸어두고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일자리는 여전히 기업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참으로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홍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민간주도의 성장과 정부의 인프라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미래 예측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계획을 세워서 끌고 갈 수 없다”며 “정부는 민간과 기업이 실력을 펼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가 만들어야 하는 기반(인프라)으로는 교육혁명을 통한 창의인재 육성, 공정한 경쟁 구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망 제공 등을 꼽았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현장에서 바로 답을 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처럼 되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강성귀족노조 철폐를 들고 나왔다. 그는 “기업들이 해고가 어려워 정규직을 채용하지 않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이 발생하고 강성귀족노조로 인해 기업이 해외로 나간다”고 했다.
심 후보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강력한 소득주도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동일노동 동일임금, 노동시간 단축 등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대기업들에 일차적으로 치우겠다”고 강조했다.
◇성장 VS 분배=문재인·심상정 후보와 유승민 후보 간에 ‘성장 전략’을 둘러싸고 설전이 오갔다. 문·심 두 후보는 분배를 통한 소득주도성장을, 유승민 후보는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는 가계소득을 올려 소득주도성장을 한다고 하셨는데 성장이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라며 “돈을 어떻게 버느냐에 대한 문 후보의 핵심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과거에는 그저 성장만 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안 된다”며 “가계소득이 높아져야 내수가 살아나서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고 그게 일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답했다. 유 후보의 같은 질문에 심 후보는 “유 후보는 복지가 곧 성장이고, 분배가 곧 성장이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 못하고 있다”며 “돈이 돌도록 해서 국민이 소득을 얻고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개념이 머릿속에 없다”고 맞받았다. /김능현·우영탁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