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나한테만 보이는 AI 추천 기사... 원리는 ‘슬롯머신 배팅 전략’

카카오 ‘루빅스’ 원리 논문 통해 공개

포털 사이트의 인공지능(AI) 뉴스 추천 서비스의 원리는 사람이 카지노에서 ‘슬롯머신’으로 돈을 따려고 할 때 세우는 전략과 비슷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포털 사이트의 인공지능(AI) 뉴스 추천 서비스의 원리는 사람이 카지노에서 ‘슬롯머신’으로 돈을 따려고 할 때 세우는 전략과 비슷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30대 여성 김지능(가명)씨는 또래 직장 동료인 남성 서인공(가명)씨와 같이 점심시간에 식사하면서 각자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두 사람이 같은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는데도 메인 화면에서 볼 수 있는 뉴스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연예 소식을 메인 화면에서 확인했고 서씨는 미국 메이저리그 뉴스를 가장 먼저 읽었다.

모든 인터넷 사용자에게 똑같은 뉴스 편집 화면을 제공하는 시대는 끝났다. 국내 대형 포털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035720)(다음)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뉴스 추천 서비스를 내놓고 확대 적용하면서 사용자의 편의성도 더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AI 시스템은 어떻게 사용자마다 선호하는 뉴스를 알고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띄워주는 것일까. 카카오의 뉴스 추천 서비스인 ‘루빅스(RUBICS)’ 태스크포스(TF) 등 공동 연구진이 최근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에 게재한 논문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카카오가 루빅스에 적용한 알고리즘(문제 해결 절차)은 카지노에서 수많은 ‘슬롯머신’ 중 하나를 선택해 돈을 따려는 전략과 비슷하다. 사실 사람이 특정 슬롯머신을 당겨서 돈을 딸 수 있는 확률은 카지노에서 이미 정해놓았다. 그러므로 사람은 이길 높은 슬롯머신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카카오는 이 같은 슬롯머신 배팅 전략을 뉴스 편집 시스템에 적용했다. 특정 사용자가 읽을 가능성이 높은 뉴스(당첨 확률이 높은 슬롯머신)을 메인 화면의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하는 것이다. 큰 틀에서는 네이버도 뉴스 추천 시스템 ‘AiRS’에 비슷한 알고리즘을 쓰고 있다. 네이버는 AiRS를 스포츠 뉴스에서 연예 분야로까지 확대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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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포털 다음(DAUM) 모바일에 뉴스 추천 서비스 ‘루빅스(RUBICS)’를 도입한 뒤 주간 이용자 수는 2015년 11월 1,910만명에서 1년 뒤 2,710만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사진제공=카카오카카오가 포털 다음(DAUM) 모바일에 뉴스 추천 서비스 ‘루빅스(RUBICS)’를 도입한 뒤 주간 이용자 수는 2015년 11월 1,910만명에서 1년 뒤 2,710만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사진제공=카카오


물론 뉴스와 슬롯머신의 특성은 다르므로 변수를 고려해 서비스를 구성했다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우선 뉴스가 올라온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 확률이 떨어진다는 점을 발견하고 최신 소식에 가중치를 부여했다. 또한 같은 뉴스를 두 번 보지 않는 행동 방식을 살펴 사용자가 보지 않은 새로운 뉴스를 주기적으로 메인 화면에 표출하도록 설계했다. 아울러 메인 화면 상단에 배치된 뉴스가 더 잘 읽힌다는 점을 고려해 모든 위치에서의 평균 조회 수를 계산해 특정 사용자에게 추천 가능한 내용인지 판단하도록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루빅스 도입으로 2015년 11월 1,910만명이었던 다음 모바일의 주간 뉴스 이용자 수는 1년 뒤(2016년 11월) 2,710만명으로 늘어났다”며 “사용자도 더 다양한 뉴스를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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