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해체와 빈곤층 증가로 인해 끼니도 제대로 때우지 못하는 결식아동이 늘고 있다.
정부 부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결식아동 수는 어림잡아 40여만 명에 달한다. 결식아동 대부분은 소년·소녀가장이나 한부모 가정, 소득이 적은 장애인 가족, 보호자 가출 가정의 아동들이다. 특히 갈수록 증가하는 이혼은 결식아동을 양산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결식아동은 대개 각 자치단체가 제공해주는 ‘결식아동 지원 급식카드’로 식사를 해결한다. 대부분 학교급식으로 해결하는 점심 비용은 교육청이 부담한다. 지자체별 한 끼니 밥값은 평균 4,000원으로, 일반 시중의 1식 비용인 5,000∼8,000원에 크게 못 미쳐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식사 해결방법도 단체급식소 이용 또는 전자급식카드 활용 등 제각각이다.
부산시는 올해 16개 시·군이 총 113억 원을 들여 지역 내 결식아동 3만 1,000여 명을 지원하고 있다. 결식아동들은 한 끼에 4,000원가량 현금을 지원받는 급식카드로 도시락 업체에서 도시락을 시켜먹거나 구청과 가맹한 음식점에서 식사한다. 인천시 결식아동도 미취학 아동과 18세 미만 학생을 포함해 총 1만 7,000여 명이다. 이들의 끼니를 해결하는 데 지원하는 금액은 올해 115억 원에 달한다. 대구시와 충북도 올해 각각 2만 2,500여 명과 1만 3,000여 명의 아동에게 급식을 지원하고 있다.
지방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결식아동을 책임지고 있지만, 적은 식사비와 부실한 급식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이에 전주시가 2014년 10월부터 시행 중인 ‘엄마의 밥상’은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운동은 전주시와 아이들, 시민이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며 환한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결식아동 중에서도 더욱 형편이 어려워 아침을 거의 거르다시피 하는 아이들에게 따끈따끈한 아침 도시락을 엄마의 마음으로 챙겨주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모두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서부터 일반시민까지 동참한다. 올해도 285명의 아동이 아침 5∼7시 사이 집으로 직접 배달되는 따뜻한 밥을 먹고 학교에 간다.
적게는 1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까지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시민도 계속 늘고 있다. 2015년 한해 후원금만도 3억 원에 육박했고 지난해에도 4억 원가량 걷혔다.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한 ‘엄마의 밥상’은 지난해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유익한 책을 전달하는 ‘지혜의 반찬’이란 사업으로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결식아동의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것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그 어떠한 일이 있어도 간과되거나 우선순위에서 배제되어선 안 된다”면서 “자치단체 이외에도 각종 시민사회단체나 기업, 일반시민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할 때 그 아이들에게 다시 행복과 기쁨을 되찾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