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발언대] 4차 산업혁명, 수출의 새로운 기회

김두영 KOTRA 전략마케팅 본부장

김두영 KOTRA 전략마케팅 본부장


약 1년 전의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은 많은 기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해온 혁신과 융합의 한 단면이다. IBM은 지난 2011년부터 인공지능(AI) 개발을 시작했고 AI 왓슨은 암 관련 분야에서 진단과 처방을 제시하는 수준에 와 있다.

자동차의 경우 테슬라를 필두로 전기자동차가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구글 같은 정보기술(IT) 기업까지 자율주행차 플랫폼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방한한 벤츠 부사장은 자율주행 기술은 거의 완성단계에 있고 오는 2020년 내 상용화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현상이 다양한 산업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일본 코마츠는 시범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자율운행 포클레인을 소개했다. 보잉은 하이브리드 비행 개념을 적용해 개발한 보잉 787을 통해 획기적으로 연료 소비량을 줄였으며 조선업계에서는 그린 선박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전문가가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IoT)과 드론 및 로봇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져 있다고 걱정한다.


과연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극복하기 힘든 장애물일까. 최근의 혁신적 변화가 빅데이터 처리, 센서 기술과 통신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에게 결코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 기계·화학과 기초소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독일도 한국의 디지털 기술과 통신 인프라를 부러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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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기술 개발을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시장에서 표준을 선점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기업도 혼자 혁신을 완성하고 결과를 독차지할 수 없다. 따라서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기업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틈새시장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의 경우에도 시장에 새로 출시하는 제품의 50% 정도만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50%는 다른 제약사가 개발한 원천 기술을 추가 개발하거나 마케팅 활동에 참여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3월 KOTRA 수출상담회에 참석한 노바티스 바이어가 한국 기업들과의 상담 성과에 만족을 표시한 바 있다. 한국의 신약개발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정보통신기술(ICT), 자동차, 기계, 제약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별 핵심 역량을 잘 분석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면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두영 KOTRA 전략마케팅 본부장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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