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청년 또 울린 '거마 잔당'

SNS통해 일자리 소개 명목 접근

강매·강제합숙으로 14억 뜯어내

警, 다단계 조직 적발 두명 구속

‘거마 대학생 다단계’ 사건의 악령이 되살아났다.

허름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에 대학생들을 합숙하게 하고 불법 다단계 영업을 벌인 다단계 고수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지난 2011년 대학생 5,000명을 상대로 한 이른바 거마 대학생 다단계 사건의 주범이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불법 다단계 업체를 설립한 정모(30)씨와 김모(30)씨는 취업을 준비하는 20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접근해 “일자리를 소개해주겠다”며 꼬드겼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찾아오면 “소개해주려던 일자리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며 대신 ‘네트워크 마케팅’을 함께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이름은 그럴싸했지만 실상은 화장품·건강기능식품 등을 파는 불법 다단계 영업이었다. 정씨 일당은 올 2월까지 피해자 209명을 서울 서초구 서초동과 양재동 일대에 마련한 19개 합숙소에 강제 합숙시키고 14억원을 뜯어냈다. 피해자들에게는 “물건을 팔려면 일단 써봐야 하지 않겠냐”며 구매를 강요했다. 돈이 없다고 하면 제2금융권에 연결해 대출을 받도록 했다. 물건을 팔 때도 몇 배 이상 가격을 부풀렸다. ‘합숙비’ 명목으로 수백만원씩 받아가기도 했다. 정씨 등은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고가 수입차를 타는 등 호화생활을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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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범행은 피해자 가족들의 “불법감금을 당하고 있다”는 경찰 신고로 드러났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월부터 내사에 착수해 3개월 만에 범행을 적발했다. 경찰은 범죄단체조직·사기·방문판매법 위반 등 혐의로 정씨와 김씨를 구속하고 관계자 3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와 김씨 등은 2011년 서울 송파구 거여동과 마천동 일대에서 대학생 5,000여명을 상대로 불법 다단계 영업을 벌였던 이른바 ‘거마(거여·마천동) 대학생’ 사건 조직의 고위 간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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