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29·하이트진로)이 렉시 톰프슨(미국)을 누르고 2주 연속 우승이자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김하늘은 7일 일본 이바라키현의 이바라키GC(파72·6,670야드)에서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월드레이디스 살롱파스컵에서 4라운드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했다. 상금은 2,400만엔(약 2억4,000만원). 지난주 사이버 에이전트 토너먼트에서 연장 끝에 우승하며 1억2,800만원을 얻은 김하늘은 일본 진출 후 첫 2연승으로 2주간 3억6,800만원을 벌어들이게 됐다. 지난해 11월 리코컵 투어 챔피언십에 이은 메이저 2연승이기도 하다.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우승은 김하늘이 JLPGA 투어 사상 8번째다.
일본 무대 3년차를 맞은 김하늘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첫날 2오버파 공동 30위에 머물러 우승이 힘들어 보였던 김하늘은 2라운드에 6언더파를 몰아치면서 단숨에 선두권으로 뛰어오르더니 3라운드에 2타를 더 줄여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때까지도 1타 차 공동 2위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7승의 대표 장타자 렉시 톰프슨(미국)이 버티고 있어 승부는 쉽지 않아 보였다. 김하늘은 그러나 톰프슨, 가와기시 후미카(일본)와의 마지막 날 챔피언 조 대결에서 톰프슨의 장타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플레이로 타수를 줄여나갔다. 3~5번홀 세 홀 연속 버디 등으로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9번홀(파4) 보기 전까지 48홀 연속 노 보기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버디 5개에 보기 2개를 기록한 김하늘은 1타를 줄이는 데 그친 디펜딩 챔피언 톰프슨을 3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김하늘은 “우승한 다음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던 적이 없었다. 이번 연속 우승은 그런 의미에서 더 값지다”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한 뒤 2015년 일본으로 건너간 김하늘은 그해 1승, 지난해 2승에 이어 통산 5승째를 올렸다. 지난해는 최종전인 리코컵에서 시즌 2승째를 달성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7개월 가까이 일찍 2승째를 터뜨려 상금왕 기대를 높였다. 겨울훈련의 효과로 드라이버 샷이 한결 안정된 덕분이다. 김하늘은 상금 3위에서 1위(약 5억3,000만원)로 올라섰다.
한 달 전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마지막 날 4벌타 ‘폭탄’을 맞아 유소연에게 우승을 넘겨줘야 했던 톰프슨은 일본 그린에서도 한국선수에게 우승을 내줬다. 초청선수로 참가한 지난해 KLPGA 투어 대상(MVP)이자 상금 2위 고진영도 톰프슨과 같은 6언더파 공동 2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민영은 1언더파 7위, 초청선수 김민선은 1오버파 공동 14위에 올랐다. 또 이보미는 4오버파 공동 29위, 안신애는 6오버파 공동 41위로 마쳤다.
일본은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우승경쟁을 한국선수 2명과 미국선수에게 넘겨줘 체면을 구겼다. 한국선수들은 올 시즌 JLPGA 투어 10개 대회에서 5승을 쓸어담으며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