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올해 하반기 신흥시장에서 해외 매출 증가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신흥시장에서 이윤 창출이 확보되는 양질의 프로젝트만을 선별적으로 수주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중동시장 수주에 집중하던 전략에서 탈피하고, 신시장 개척에 따라 하반기 관련 매출도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승 중이던 주가가 조정기를 거치며 주춤한 상황이지만 주요 증권사에서 현대건설을 건설업종 내 ‘대장주’로 꼽고 있어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1·4분기 매출액 4조1,300억원, 영업이익 2,286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0.4%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49.5% 감소했지만 전년 말 대비 원·달러 환율 급락의 영향으로 인한 단순 평가 손실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저유가에 따른 해외건설 경기 부진과 국내 건설경기 침체 등 어려운 여건을 고려하면 기대치에 부합하는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국내외 부문에서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졌다. 현대건설은 쿠웨이트 알주르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 공사, 사우디아라비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공사 등 해외 대형공사와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 등 국내 주택현장에서 매출이 증가하면서 안정적 실적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해외 부문에서의 원가개선 노력 등에 힘입어 지난해 1·4분기에 비해 10% 이상 늘어났는데, 영업이익률 또한 전년 동기 대비 0.7%p 증가한 5.5%를 기록하며 견고한 실적 성장세를 유지했다. 미청구 공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시장의 신뢰도 높아졌다. 박찬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은 국내 주택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멕시코 공장 완공, 베네수엘라 공장 매출 감소 등 기타 사업부문 매출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면서도 “매출원가율은 89.2%를 기록해 주택 매출 확대, 해외플랜트 공사 수익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현대건설이 신흥시장에서 매출 증가를 통해 하반기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미 올해 1·4분기 이란 캉간 석유화학단지, 김포 향산리 공동주택 등을 확보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5조7,248억원의 수주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송변전, 바레인 밥코, 싱가포르 매립공사, 에콰도르 정유 등 가시성이 높은 일부 신흥시장 현장에서 수주 모멘텀이 기대된다. 회사 측은 1·4분기 해외 매출에서 신흥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기존 7%에서 11%로 확대해 경쟁이 심화하는 중동 지역 집중 수주전략에서 탈피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올해 연간 24조3,000억원의 수주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보다 14.5% 증가한 수치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2·4분기 매출액 증가율은 다소 둔화할 수 있지만 마진율이 높은 신흥시장 프로젝트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양적 질적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수익 저변이 넓어지면서 시장의 주가 눈높이도 높아졌다. 현대건설의 주가는 이미 지난해 6월 3만원대에서 현재 4만원대 후반까지 상승했지만 증권사들은 6만원대 초반까지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현대건설 보고서를 낸 증권사 10곳 중 6곳이 6만원대의 목표주가를 제시했으며 3곳은 기존보다 목표주가를 높였다. 목표주가를 6만1,000원에서 6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한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해외 수주 기대감과 실적의 안정적인 개선을 고려하면 주가는 우상향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과 신흥시장 해외수주 증가가 예상되며 국내 주택부문에서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