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정보기술(IT) 기업들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판단 오류’로 인정했다. 반면 6년 전에 사들인 IBM 주식은 당초 기대만큼 기업가치가 오르지 않았다며 보유지분의 3분의1가량을 매각했다고 실토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해에도 남다른 투자 혜안으로 세계 억만장자 중 가장 많이 재산을 늘렸지만 IT 분야에서는 이례적으로 투자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버핏 회장은 6일(현지시간) 버크셔 본사가 위치한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IT 기업 중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오랜 기간 투자 대상에서 배제했다”며 “이 때문에 구글에 대한 투자를 놓쳤다”고 시인했다. 그는 “구글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투자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주주들에게 솔직히 고백했다. 그는 또 아마존에 투자하지 않은 것도 아쉬워하며 자신이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를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또 6년 전 106년 전통을 자랑하는 IT 대기업 IBM에 투자한 것도 “잘못”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버크셔가 6년 전 IBM 지분 8,120만주가량을 사들인 데 대해 “당시에는 (IBM이) 더 잘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버크셔는 올 들어 IBM 지분 3분의1을 매각한 상태다.
한편 버핏 회장은 올해 86세인 자신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불안감이 제기되는 데 대해 “오늘 내가 죽어도 내일 버크셔 주가는 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버크셔의 시가총액은 지난 1년 사이 25%나 뛰어 4,047억달러에 달했다. 그는 월가에서 도는 버크셔 분리설도 “10년 뒤 버크셔는 더 큰 회사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이어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성과를 내기는커녕 하는 일도 별로 없이 고객 수수료를 과도하게 받는다고 비판하며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예찬론을 재차 피력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