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점포은행인 인터넷은행과 경쟁해야 하는 은행들이 인건비 등을 줄이느라 신규 채용 인력이 해마다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563명에 달하던 6대 시중은행의 신입 공채(일반직군) 정원은 지난해 1,180명으로 54%가량 급감했다. 신한·기업·국민은행 등 상·하반기를 나눠서 공채를 진행해온 은행들도 올해는 조기 대선 결과 등을 지켜보며 하반기에나 공채에 나설 계획이어서 상반기 공채 인력은 NH농협은행이 뽑은 200명이 유일하다. 더구나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공채에 나서더라도 지난해 수준을 크게 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어서 은행권 신규 채용은 더욱 바늘구멍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파트타이머·개인금융서비스 등은 예정대로 선발하고 있는 가운데 응시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일반직군 채용은 점차 줄고 있는 추세”라며 “10여년 전만 해도 일 년에 세 번씩 일반직 공채를 실시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완전히 실종됐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채용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는 것은 온라인과 모바일 등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산되면서 은행들이 추가 인력확대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서다. 무점포로 운영되는 인터넷은행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인건비를 축소해야 되는데 신규로 인력을 채용하기에는 부담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은행 임직원 수는 11만4,775명으로 2015년 말에 비해 2,248명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2010년 이래 최대 수준이다.
그나마 우리은행 등이 개인금융서비스 직군에 한해 토익 성적 등을 배제한 무스펙 전형으로 100명 규모로 뽑고 있지만 영업뿐 아니라 본점의 경영·기획 등 다양한 부서를 돌 수 있는 일반직과 달리 영업점의 예금팀 업무만 전담하는 식이어서 채용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