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동문 대통령을 배출한 경희대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큰 경사’로 여기면서도 과도한 자축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10일 경희대 서울캠퍼스 정문에는 ‘문재인 동문의 제19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하단에는 경희대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경희대 관계자는 “동문 대통령의 당선에 축하를 보내는 차원에서 현수막을 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조용히 축하하자는 차원에서 캠퍼스 당 하나씩만 걸었고 따로 축하행사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경희대 총동문회도 동문 대통령 부부를 배출한 ‘경사’에 자축 행사를 기획했다. 그러나 외부 시선을 고려해 규모를 최소한으로 하기로 했다. 경희대 법학과 72학번인 문 대통령은 성악과 74학번인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학내 축제에서 만났다. 이후 캠퍼스 커플로 7년간 연애 끝에 결혼했다.
총동문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동문회관 앞에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를 걸었다.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릴 예정인 정기 총회에서는 문 대통령의 당선 축하연이 예정돼 있다. 이 때는 따로 플래카드를 걸지 않을 계획이다. 김성호(73) 총동문회장은 “30만 동문들이 진심으로 축하하고 있다”면서 “특히 캠퍼스 커플이 대통령 부부가 됐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고 전했다. “동문회는 절대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대통령을 묵묵히 돕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1일 총동문회 주최 축하행사에 동문들에게 전하는 감사 인사 메시지를 보낼 예정이다. 김정숙 여사가 참석해 총동문회 감사패를 받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동문회에 “아내도 교정에서 만났고 사위도 경희대 출신이다. 국내외에 계신 동문 여러분이 도와주셔서 당선된 것에 감사드린다. 공정하고 따뜻한 민주공화국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대 학생들은 동문 대통령 당선에 활짝 웃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재학생 이모(21·여)씨는 “동문 선배인 줄 모르고 지지했다가 나중에 학교 선배라는 걸 알고 놀랐다”면서 “대통령이 되신 만큼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나갔으면 한다. 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직속 후배인 법학전문대학원 김모(26)씨는 “동문에서 이런 큰 인물이 배출됐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혼란한 상황을 잘 수습해 주는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