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반도체 특수'에 1분기 제조업 공급, 사상 최대 증가

17년 1·4분기 제조업 국내 공급 7.1% 증가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증가

반도체 호황 덕에 기계장비, 전자제품 공급 급증

올해 1·4분기 제조업 공급이 ‘반도체 슈퍼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제조업 호조 자체는 반가운 일이나 반도체 의존도가 크다는 점, 수입 증가율 역시 가파르다는 점은 ‘옥의 티’로 지적된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제조업 국내 공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 증가했다.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고 이전 최고치인 6.8%(2011년 1·4분기)보다 0.3%포인트 높은 기록이다.

제조업 공급 증가엔 반도체 호황의 영향이 컸다.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다 보니 제품 생산을 위한 장비·시설 등 자본재 공급도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4분기 자본재 공급은 반도체 공정 장비 등을 중심으로 21.9% 증가했다. 자본재는 지난해 4·4분기에도 12.2% 증가율을 보였다. 반도체는 수출이 1월 39.5%, 2월 54.2%, 3월 41.9%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30.7%), 전자제품(10.1%)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계장비, 전자제품 등 공급 증가도 반도체 호황의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건설 경기 회복 영향으로 1차 금속과 비금속광물도 각각 8.5%, 9.8% 공급이 늘었다. 자동차(1.6%), 석유정제(-0.2%), 섬유제품(-2.0%)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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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수입 증가율이 가파르다는 점이다. 1·4분기 제조업 수입은 16.9%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수입 증감률은 지난해 1·4분기만 해도 -5.1%였으나 2·4분기 2.4%, 3·4분기 4.0%, 4·4분기 5.6% 등 확대 일로에 있다. 덕분에 국내 공급 중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사상 최고치인 32.2%를 찍었다.

수입 증가 역시 반도체 호황의 영향이 컸는데 반도체 관련 장비·부품을 중심으로 기계장비와 전자제품 수입이 각각 45.9%, 41.3% 늘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 공정장비·검사장비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반도체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들 장비 수입 역시 크게 늘었다”며 “수입 증가세가 가팔라서 조금은 우려되나 이런 자본재 수입은 결국 한국산 완성품 생산과 수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 국가별 비중을 보면 중국이 25.9%로 가장 컸고 일본(15.9%), 미국(12.3%)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4·4분기와 비교하면 중국과 일본은 각각 1.2%포인트, 0.4%포인트 줄어든 반면 미국은 0.5%포인트 늘었다. 최근 대(對) 미국 수입이 2월 22.7%, 3월 16.0%, 4월 32.3% 등 대폭 증가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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