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문재인 시대] 전기차·조선·경협 기대감↑...금호타이어 재매각 힘 실릴 듯

■ 걱정반 기대반 휩싸인 산업계

北 협상 테이블 나오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지배구조 개선·법인세 인상은 재계에 부담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산업 업종별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공약으로 4차 산업혁명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적극 육성을 천명한 만큼 국내 주력 산업인 전자와 자동차의 기술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선·해운 산업 지원 확대도 긍정적 요소다. 법인세 인상과 소액주주 및 공정위 권한 강화, 노사 관계 경직성 등은 불안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電·車 신사업 지원·사드 국면 완화 기대=
“한국을 사물인터넷망 1등 국가로 만들고 자율주행차를 운행할 수 있는 스마트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 전자와 자동차 업계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 직속기구로 출범할 ‘4차 산업혁명위원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5G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등에 대한 투자를 논의하는 기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미래창조과학부로 나눠져 부처별 칸막이를 넘지 못하던 4차 산업혁명 정책이 일원화되고 꼭 필요한 부분에서의 과감한 지원과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LG전자뿐만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큰 중소벤처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새 정부는 창업지원펀드·모태펀드·엔젤매칭펀드 등을 통해 혁신적 아이디어에 장기적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자동차 업계는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된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오는 2030년까지 경유 승용차 금지, 액화석유가스(LPG) 사용 제한을 푸는 한편 공공 부문 전기차 보급을 70%까지 올리는 등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달라진 유종에 따른 차량 개발 및 출시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경유 가격 인상이 추진되면 국산차보다는 디젤차 판매가 많은 수입차 업체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그룹·롯데그룹 등 주요 기업들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상황이 일정 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국회 논의 등을 거쳐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중국과 경색된 외교 관계 및 반한 감정에 대한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금호타이어 재매각 힘 실릴 듯=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금호타이어 매각도 변화가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금호타이어 매각은 단순히 금액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다”라며 “호남 경제도 지켜야 하고 쌍용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매각에 반대한 것. 문 대통령이 호남 민심을 많이 챙기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공장(광주·곡성)이 있는 호남 민심이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반대하는 상황에 매각을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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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부문에서는 항공우주산업 특화단지와 항공정비(MRO) 사업, 무인항공기 특화단지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동남권 신공항 역할 확대, 무안공항의 서남권 거점공항 육성은 저비용항공사(LCC)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해운 산업은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조선과 해운 산업을 반드시 살려야 한다”며 “조선 경기 회복까지 버틸 수 있도록 힘을 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글로벌 업황 자체가 장기간 침체 된 국면에서 친환경 선박 규제 등에 대비하는 업계에 대한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9년째 중단된 금강산 관광도 이번 정부에서 재개될지 관심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동결한 뒤 폐기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나오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북 사업을 주도하던 현대아산은 9년간 1조원이 넘는 매출 손실을 봤고 1,000명이 넘던 조직은 175명까지 쪼그라들었다.

◇법인세 인상·공정위 권한 강화·노사 관계는 부담=문 대통령이 재벌 개혁 공약으로 지배구조 개선, 법인세 인상, 상법 개정, 금산 분리, 공정위 권한 강화를 천명했다는 점은 재계에 부담이다. 다중대표소송제와 집중투표제·서면투표제 등 대주주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 노사 관계 경색도 우려된다. 자동차 등 제조업은 걱정이 크다. 금속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정책을 공개 지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10일 문 대통령 당선에 대해 공개 축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노조 목소리에 힘이 실려 올해 임협·임단협에 난관이 예상된다.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제1과제로 천명했고 일자리는 기업의 투자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과도한 기업 때리기는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제 부문에서도 통합과 대화합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한재영·신희철기자 theone@sedaily.com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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