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문재인 시대] 논란만 낳고 사라져...내년부터 검정교과서 사용

■역사 국정교과서 폐기

필진명단·편찬기준 등 '깜깜이'

새 검정교과서는 2019년 적용



탄핵 정국을 거치며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던 국정 역사교과서는 결국 숱한 논란만 낳으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정교과서 폐기는 예정된 결과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8일 발간한 정책공약집 ‘나라를 나라답게’에 따르면 ‘이명박·박근혜 9년 집권 적폐청산’의 네 번째 공약으로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지하고 교육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는 대목이 나와 있다.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에서 한발 나아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법률로 금지 △중·고등학교 입시와 관련 없는 과목부터 교과서 자율발행제 추진 △교육과정개정위원회를 통한 교과서 국·검·인정제 결정의 교육민주성 보장 등의 내용도 담겨 있다.


12일 교육부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정교과서 폐기를 위한 고시 수정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교육부가 지난 2월 수정 발표한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 고시’는 중학교 역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과 검정으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에서 국정 교과서 부분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고시는 교육부 자체적으로도 할 수 있어 국무회의 의결 없이 가장 신속하게 국정 교과서를 폐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2015년 10월부터 본격 추진된 국정 역사교과서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였지만 집필과 편찬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1월 현장검토본이 나온 후에야 집필진 명단과 편찬기준이 공개되면서 반대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고 설상가상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도 터지며 급격하게 추동력을 잃어갔다.


결국 교육부는 ‘2017년 3월부터 전국 모든 중·고교에 국정 역사교과서를 보급한다’는 당초 계획을 철회하고 오는 2018년 3월부터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국ㆍ검정 혼용제’로 한발 후퇴했다. 대신 2017년은 희망 학교만 연구학교로 지정해 국정교과서를 시범 적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연구학교 공모 결과 희망 학교가 전국에서 단 한 곳(문명고)에 그치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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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가 폐기되면서 내년부터는 검정 역사교과서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재 새로 집필 중인 검정 역사교과서 역시 국정교과서의 편찬기준에 따라 집필 중이고 집필기간 역시 기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불량 교과서’가 될 우려도 벌써부터 나온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새 검정 역사교과서 현장 적용 시점을 1년 늦춰 2019년부터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정 역사교과서 현장 적용 시점이 1년 늦춰지면 내년까지는 현행 검정교과서로 수업이 진행된다. 아울러 검정교과서 집필기준도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교육계는 문 대통령의 국정교과서 폐기 지시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재철 전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 대변인은 “국정교과서로 인한 그동안의 교육 혼란이 종지부를 찍게 돼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사용할 검정교과서 역시 철저히 검증해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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