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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다큐 3일’ 10년 꾸준함의 미학, 삶 속에서 마주하는 철학(종합)

‘다큐멘터리 3일’이 10년간의 꾸준함에서 ‘인생의 철학’을 찾아왔다. 그리고 10년 동안 전하지 못했던 촬영 뒷이야기를 밝혔다.

/사진=KBS2 ‘다큐3일’/사진=KBS2 ‘다큐3일’





12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웨딩홀에서는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안정훈, 아나운서 이각경, ‘다큐멘터리 3일’의 최재복 팀장, 황범하PD, 김희근VJ, 이수민VJ, 박지현VJ가 참석했다.

‘다큐멘터리 3일’은 2007년 5월 봄, 무안장터를 시작으로 노량진 고시촌, 논산 육군훈련소, 금남의 아파트와 회사 합숙 면접에서 볼 수 있었던 청춘의 단면들. 탑골공원, 창신동 봉제골목, 다순구미 마을에서 만났던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들의 인생사 등 전국 각지의 삶을 면밀히 관찰해왔다.

주어진 한 공간에서 늘 동일한 72시간을 보내며 익숙하지만 낯선 일상들을 관찰해온 ‘다큐멘터리 3일’은 제작진이 50분으로 압축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한 공간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시나브로 스며드는 시간 3일. 스쳐 지나가며 마주하게 되는 생생함, 우연 속에 발견하는 진심을 만난다.

/사진=KBS2 ‘다큐3일’/사진=KBS2 ‘다큐3일’


이날 최재복 팀장은 “10년이라는 세월이 갖는 무게가 적지 않다. 시청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프로그램에 대해 자부했다. 이수민VJ 역시 “어느덧 하다 보니 10년을 맞았다. 보람되고 뿌듯하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박지현VJ는 “처음에는 잘 다가와주지 않던 취재원들이 나중에는 ‘내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 덧붙이며 보람된 취재 과정을 떠올렸다.


배우 안정훈은 “2009년부터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굉장히 생소하고 떨렸다.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모르던 상황에서 PD님의 ‘편안하게 해주세요’라는 말을 듣고 했다. 벌써 10년을 맞아 기쁘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프로그램 참여 초기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 섭외가 들어오면 무조건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지금까지 해오며 눈물도 많이 났다. 녹음을 쉬었다 한 적도 있고, 웃다가 NG난 적도 있고, 음식을 보고 입에서 군침이 난 적도 있다. 시청자들도 같은 걸 느끼실 거다. 그게 ‘다큐 3일’의 매력인 것 같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이 그들의 희노애락을 보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10년간 꾸준히 내레이션을 맡을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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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범하PD는 “세월호 사태, 촛불집회,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 등을 담아왔다. 그 속에서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 담겨있었다고 생각 한다”고 지금까지의 수많은 이슈들을 담아오면서 전할 수 있었던 메시지를 되짚었다. 다양한 주제로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담을 수 있던 노하우로 “VJ들의 외모가 좋아서 그런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후 “대부분 사전섭외가 되지 않은 분들을 많이 만나 인터뷰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람들이 마음을 털어놓고 일상의 이야기를 전한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우리 제작진은 ‘앞으로 그 분들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생각한다”고 설명하며 인터뷰한 이들에 대해 감사함을 표했다.

이와 함께 황PD는 “우리가 예상했던 풍경들은 사실 재미있게 담기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이 담겼을 때 편집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지 설레더라”고 다큐멘터리가 가지는 의외성에서 나올 수 있는 재미요소를 언급했다. 여기에 최재복 팀장은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 10년 전과 지금의 삶 또한 다를 것이다. 먼 훗날 되돌아봤을 때 실록에 실려 있는 일반인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2017년이기 때문에 담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겠다”라며 “최근에 편의점 편을 촬영했는데, 전통적인 것과 잊혀져가는 것들, 삶의 형태를 다시 한 번 담아내려고도 한다”고 말했다.

/사진=KBS2 ‘다큐3일’/사진=KBS2 ‘다큐3일’


이수민VJ는 “취재 대상과 VJ와의 교감으로 내용이 담긴다. 하지만 너무 심하게 거부하시는 경우에는 방송하지 않는다. 카메라가 창피하다고 하는 경우에는 카메라를 내려놓고 우선 친해진다. 최대한 편한 분위기를 만들고서 친분이 쌓이면 촬영에 임한다”고 취재 거부자와 인터뷰에 성공할 수 있는 과정을 밝혔다. 또한 그는 “상대방의 행동을 관찰하면 그 사람의 성격이 보인다. 우리가 사람을 워낙 많이 만나다보니까 금방 한 눈에 보이는 게 있더라. 중요한 시험을 앞둔 사람들에게 ‘제 카메라에 찍힌 분들은 합격한다’고 말하고 취재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합격 소식이 전해지는 경우가 있더라”고 경험담을 늘어놨다.

수많은 사연 중에 ‘무인가게’와 ‘고물상’, ‘백혈병 아이’, ‘스타골든벨 학생’ 이야기를 되돌아보는 것에 대해 황PD는 “‘무인가게’ 편은 시골에 연로하신 분들이 지금까지도 잘 계시면서 무인가게를 잘 운영하고 있을까가 궁금했다. ‘고물상’ 편은 그 분들의 사연이 다시금 궁금해졌다. ‘백혈병 아이’ 편은 현우가 다행히 지금도 잘 지내고 있더라. 그 소식을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은 매주 일요일 밤 10시 40분 방송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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