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지워버린 엄마의 얼굴, 지순은 왜 엄마를 기억하지 못하나?’ 편이 전파를 탄다.
▲ 50년 만에 찾아온 어머니의 나라
낯설지만 어쩌면 그리웠던 냄새가 가득한 한국 땅을 50년 만에 밟게 됐다는 벨라 달튼(56세) 씨. 그녀는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6살 때 미국으로 보내진 혼혈 입양인, 이지순(한국이름) 씨이다. 그동안 다른 입양인들처럼 수차례 친부모를 찾으려고 시도했지만, 양부모가 가지고 있던 입양 서류에는 친부모의 이름조차 없는 사생아로 기록되어 있어 찾고 싶어도 찾을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2006년 그녀에게 ‘다낭성 신장병’이라는 유전질환이 발병하면서 이 사실을 한국 입양 기관에 알리자, 그 동안 공개를 거부해 왔던 생모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제야 비로소 어머니를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수 있었다는 벨라 씨. 매일 한 움큼씩 약을 챙겨먹어야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점점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그녀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 벽에 가로막힌 엄마에 대한 기억
입양기록에 적힌 어머니의 이름은 이정희. 1961년 동두천에서 태어난 ‘지순’은 여섯 살 때까지 어머니와 인천시 산곡동 1번지에서 거주했다고 적혀 있었다. 여전히 예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그 동네를 찾아가 어머니의 행방을 수소문해봤지만 50년이라는 세월은 사람들의 기억을 많이 퇴색시켜 놓았다.
이상한 점은, 벨라 씨에게 6살 입양 당시의 기억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게라도 떠오르지 않는다는데. 우리는 최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그녀의 기억을 되살려 보기로 했다. 그런데, 6살 ‘지순’의 기억 속으로 들어간 벨라 씨가 점점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절대 밖으로 나오면 안 돼, 위험해”
전문가는 그동안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엄마에 대한 기억을 억누르고 있었다고 했다. 현재의 벨라 씨와 6살 지순이 사이에 거대한 벽이 가로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자신을 가로막는 벽을 깨고 엄마에 대한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사진=S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