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변협, 사법개혁 주도한 김선수 변호사 등 4명 대법관 후보 추천

대한변호사협회가 퇴임한 이상훈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선수(사법연수원 17기) 전 대통령비서실 사법개혁 담당비서관(변호사) 등 4명을 추천했다. 대법원은 오는 22일까지 이 전 대법관과 다음달 1일 퇴임 예정인 박병대 대법관의 후임자 천거를 받을 예정이다.

대한변협은 김 변호사와 강재현(16기)·한이봉(18기)·조재연(12기) 변호사를 대법관 후보로 추천했다고 12일 밝혔다. 김 변호사는 27회 사법시험을 수석 합격하고 바로 변호사로 개업해 활동하면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 사무총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비서실 사법개혁 담당비서관을 역임하며 사법개혁에 깊숙히 참여했다. 대한변헙은 “김 변호사는 오랜 기간 노동사건 변론을 맡으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을 계속해왔다”고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26회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바로 변호사로 개업해 경남지방변호사회 회장, 부산고등법원 조정위원, 경남지방노동위원회 공익심판위원을 역임했다. 대한변협은 “강 변호사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왕성한 변론활동으로 변호사업계의 신망이 두텁다”고 설명했다. 대한변협 전임 집행부도 이들을 대법관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한 변호사는 28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 후 인수합병(M&A) 분야 변호사로 주로 활동했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 취득 후 미국과 일본 법률사무소에 근무했으며 국제 중재사건 경험도 많다. 조 변호사는 은행원 생활을 하다가 22회 사법시험을 수석 합격했다. 그는 판사로 11년간 재직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인복 전 대법관이 퇴임할 당시 대법관 후보로 추천됐었다.


대한변협은 “변호사 중에서 대법관을 임명해 대법관이 고위 법관의 최종 승진자리로 운영된 관행을 타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로 남성, 서울대, 판사 출신으로 이루어진 폐쇄적, 획일적인 대법원 구성을 이번에는 바꾸어야 한다”며 “순수 재야 변호사 중에서 대법관을 임명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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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12일부터 22일까지 법원 내·외부에서 대법관 제청대상자 천거를 받을 예정이다. 천거 대상이 되려면 판사·검사·변호사 등 법원조직법 제42조 제1항 각 호의 직에 재직한 기간(법조경력)이 20년 이상이고, 45세 이상이어야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천거기간이 끝나면 피천거인 중 심사에 동의한 사람의 명단과 대상자의 학력, 주요 경력, 재산, 병역 등 정보를 공개한다. 이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열려 후보군을 3~4배수로 압축한다. 위원회는 법무부장관과 선임대법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협회장, 사단법인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사단법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과 대법관 아닌 법관 1명, 변호사 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위원 3명 등 10명으로 이뤄진다.

원칙대로라면 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중 양 대법원장이 2명을 골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해야 한다. 다만 이번에는 퇴임 또는 퇴임 예정인 대법관이 2명이어서 대법원이 후보추천위원회 진행 방식을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위원회를 두 번 열어 각각의 대법관 후보를 추천하는 방안과 대법관 2명에 대한 후보자를 한번에 추천하는 방안이 모두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간 대법관 중 ‘50대 나이, 서울대 출신, 남성’이 두드러지게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사법연수원 15~16기 법원장 또는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후임 대법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법조계는 개혁 의지가 강하고 과거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던 문 대통령이 파격 인사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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