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 포털사이트의 기사에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내용의 댓글을 직접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밤 포털사이트 다음에 올라온 ‘세월호 선내 수색서 ’사람 뼈‘ 추정 뼈 다수 발견’ 기사의 댓글에 답글을 남겼다. 문 대통령이 답글을 남긴 기사의 댓글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 합동분양소 벽에 붙어있는 단원고 학생 어머니의 편지’로 알려진 글로, 세월호 미수습자 관련 뉴스가 보도되자 한 네티즌이 해당 글을 다시 소개한 것이다.
“너는 돌 때 실을 잡았는데, 명주실을 새로 사서 놓을 것을.. 쓰던 걸 놓아서 이리 되었을까..
엄마가 다 늙어 낳아서 오래 품지도 못하고 빨리 낳았어. 한 달이라도 더 품었으면 사주가 바뀌어 살았을까..
이 엄마는 모든 걸 잘못한 죄인이다..
몇 푼 벌어보겠다고 일하느라 마지막 전화 못받아서 미안해.. 엄마가 부자가 아니라서 미안해. 없는 집에 너같이 예쁜 애를 태어나게 해서 미안해.
엄마가 지옥갈게. 딸은 천국에 가..”
세월호 선내 미수습자 수색 기사와 댓글을 본 문 대통령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에게 “이 글을 보니 너무 가슴이 아픈데 답글을 달아도 괜찮겠냐”고 의견을 구했고, 이에 윤 수석은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12일 오후 9시 30분께 ‘문변’이라는 본인 아이디의 답글을 통해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한 뒤 “돌 때 새 명주실을 놓을걸, 한달이라도 더 품을 걸 후회하며 엄마가 지옥을 갈테니 부디 천국에 가라는 절절한 엄마의 마음을 담은 이 글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모두가 함께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오길 기원합니다”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3주기가 지나도록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답글로 표현한 것이다.
눈에 띄는 또 다른 사실은 문 대통령이 댓글을 올리기 전에 윤영찬 수석에 먼저 의견을 물어봤다는 점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경험이 있는 문 대통령으로선 본인이 올린 인터넷 댓글 하나가 혹시라도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킬지 모른다는 판단 아래 청와대 참모진에 먼저 의견을 물어본 것으로 보인다.
윤 수석은 “나도 읽어보고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감동적인 글이었다”며 “대통령 본인도 그런 마음을 느끼고 미수습자들에게 위로의 글을 조용히 남기고 싶다는데 어떻게 하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