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10위 수모를 겪은 뒤 한 시즌 만에 정상에 등극한 첼시의 반전드라마는 신임 감독 안토니오 콩테(48·이탈리아)의 작품이었다.
첼시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웨스트브로미치 원정에서 1대0으로 승리,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첼시는 28승3무5패(승점 87)로 2위 토트넘과의 승점 차를 10점으로 벌렸다. 2년 만의 정상 탈환이자 통산 6번째 리그 우승이다.
콩테 감독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2014년까지 유벤투스의 3연패를 이끈 뒤 이탈리아 대표팀을 거쳐 올 시즌부터 첼시를 맡았다. 첼시의 우승으로 유럽 빅리그 4연패 기록을 쓴 것이다. 부임 첫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기는 2005년 조제 모리뉴, 2010년 카를로 안첼로티, 2014년 마누엘 페예그리니에 이은 역대 네 번째다.
콩테는 프리시즌 경기를 앞둔 선수단과의 식사자리에서부터 범상치 않았다. 스테이크, 파스타 대신 견과류와 산딸기류만 내놓게 했다. 이후로도 경기 전에는 피자 등 무거운 음식을 피하게 했다. 여기에 강한 체력훈련 등 엄격한 규율로 선수단을 장악한 그는 그라운드에서는 득점 순간 선수들보다 더 화려한 세리머니를 펼쳐 팬과 선수들의 믿음을 얻었다. 개막 3연승 뒤 1무2패로 주춤했던 첼시는 7라운드부터 탄탄대로를 달렸다. 콩테 감독이 초반 시행착오 뒤 들고 나온 3-4-3 전술은 거의 무적이었다. 다비드 루이스와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 게리 케이힐의 스리백은 철벽을 이뤘고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와 윙백 마르코스 알론소 등 이적생들은 기대 이상의 기량을 쏟아냈다. 첼시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한 번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그 사이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다인 13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모리뉴(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주제프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의 부임이 올 시즌 전 프리미어리그 최고 화제였지만 결국 주인공은 콩테였다. 콩테는 “매 경기 선수들과 함께 뛴다고 느낀다. 우리는 다 함께 우승을 이뤄냈다”고 했다. 첼시는 오는 28일 열릴 아스널과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승리하면 ‘더블(주요대회 2관왕)’을 달성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4일 첼시가 콩테를 잡기 위해 2014-2015시즌 우승 이후 모리뉴 감독에게 지급했던 연봉 750만파운드(약 109억원)를 넘는 구단 역사상 감독 최고 연봉을 제시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콩테 감독의 이번 시즌 연봉은 650만파운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