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이 14일 발간한 ‘인구 고령화를 극복한 지역들, 성장 원천은 무엇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율이 전국 평균의 1.5배 이상이면서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웃도는 초고성장·초고령화 지역은 35개였다. 이들 초고성장·초고령 지역의 고령 인구 평균 비중은 25.4%에 달하지만 1인당 GRDP 증가율은 7.5%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들 지역 중 92.9%가 비수도권 군(郡) 지역이라는 점이다. 허문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도권과 멀리 떨어진 소규모 지역일수록 성장이 느릴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을 뒤집은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들 초고령 지역의 고성장 비결은 크게 세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 번째 제조업 기반의 농림어업이 존속하는 유형이다. 대도시에 있던 제조업체가 농촌 지역으로 이전함으로써 이들 지역의 성장률이 높아진 것이다. 대표적인 곳은 충남 금산군, 전북 김제시, 전남 장성군 등 7개 지역이다.
두 번째는 대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독자적인 서비스 상권을 구축하는 등 6차 산업화에 성공한 지역이다. 6차 산업이란 1차(농림수산업), 2차(제조업), 3차(서비스업) 산업을 복합해 농가에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산업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강원 횡성군, 충남 홍성·예산군, 전북 정읍시 등 7개 지역이 꼽혔다.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지만 특정 업종 특화에 성공한 지역도 고성장을 구가했다. ‘청양고추’로 유명한 충남 청양군, 대추가 특산물인 경북 군위 등 21개 지역이 이 같은 특성을 보였다.
허 선임연구위원은 “고령 지역은 인적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해 첨단제조업 특화는 오히려 지역성장에 기여하지 못한다”며 “그보다는 고령 지역의 강점을 기반으로 전통 제조업을 고부가가치화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초고령 지역이 강점을 갖는 1차 산업을 기반으로 1∼3차 산업의 융복합을 통해 6차 산업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