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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이서원, "''크리스마스 캐럴' 같은 '그거너사'...잊지 못해"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흥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에 걱정 아닌 걱정을 했죠”

내뱉는 단어 하나에 묻어나는 신중함과 노련함이 믿기지 않을 만큼, 배우 이서원은 이제 겨우 데뷔 3년차에 접어든 신예다. 출연작 역시 데뷔작이었던 2015년 JTBC 드라마 ‘송곳’과 2016년 KBS ‘함부로 애틋하게’ 단 두 편.




배우 이서원/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이서원/사진=지수진 기자


그랬던 이서원이 세 번째로 만나게 된 작품 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로 기억됐다. 누구의 아역도 아닌 또 누구의 동생도 아닌, 캐릭터 그 자체로 시청자들과 만나는 첫 작품임과 동시에 이서원에게는 첫 주연 타이틀을 안겨준 드라마가 바로 ‘그거너사’였다.

극중 밴드 크루드 플레이의 천재 베이시스트 서찬영 역을 맡은 이서원은 강한결(이현우 분), 윤소림(조이 분)와 함께 삼각구도를 형성하며 극의 중심축을 담당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김진민 연출이 “서찬영은 극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는 캐릭터”라고 표현했을 만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처음 주연이라는 타이틀도 감사했지만, 절대 피해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어요. 다행히 주어진 대본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인물이 잘 드러날 만큼 작가님이 대본을 잘 써주셨고,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항상 소통하고 의논하는 분위기 덕분에 매 순간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배우 이서원/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이서원/사진=지수진 기자


특히, 윤소림을 사이에 두고 일과 사랑 모두 강한결과 대립각을 세우는 과정에서 이서원은 그야말로 ‘짠내’가 가득했다. 강한결의 그늘에 가려 언제나 2인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열등감 뿐 아니라 유일하게 마음을 열었던 윤소림까지 강한결을 선택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이서원 역시 실제로 두 사람에게 질투를 느낀 적이 있었다고 촬영 일화를 전했다.


“서찬영이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언제든 ‘훅’하고 이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한결과 소림이 자전거로 데이트 하는 모습을 제가 통화를 하다가 보는 신이에요. 촬영할 때는 실제로 지나가지 않는데 두 사람이 장난을 치겠다고 저를 쳐다보면서 지나쳐 가는데 너무 질투가 나더라고요. 현우 형한테 ‘왜 형만 하냐’고 장난을 치기도 했죠.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런 모습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찬영이를 더 안타까워 해주신 게 아닐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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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원의 말처럼 스스럼없이 장난을 주고받을 정도로 현장 분위기는 활기가 넘쳤다. 중심인물 대부분이 비슷한 또래로 구성된 촬영 현장은 ‘청량함’을 강조한 드라마의 분위기와 맞아 떨어지며 시너지효과를 냈다. 그 가운데서도 주인공을 맡았던 이현우와 조이에게는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둘 다 정말 착해요. 현우 형은 저한테 엄청 선배인데도 제 의견을 존중해주면서 중간점을 찾아 나가려고 노력해주셨어요. 조이도 자기도 많이 어려웠을텐데 계속 대화를 걸면서 제 의견을 물어줬죠. 또 ‘비타민 보이스’라는 캐릭터처럼 조이는 정말 비타민 같이 현장에 해피바이러스를 전해주더라고요. 현우 형도 피곤하고 지쳐도 매사에 웃으면서 힘을 북돋아줬고요. 정말 고맙고 감사한 분들이에요. 같이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배우 이서원/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이서원/사진=지수진 기자


이서원이 이 작품을 통해 주연 타이틀과 좋은 동료 배우들만 얻은 것은 아니다. 리얼베이시스트라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실제로 베이스를 배우면서 악기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됐고, 처음으로 각 신에 어울리는 의상과 헤어, 표정까지 스태프들과 상의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자신에게 숨겨진 매력을 찾아내기도 했다.

비록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65점’이라는 다소 박한 점수를 매겼지만, ‘그거너사’라는 작품만큼은 연기자로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 작품이기에 이서원에게는 두고두고 잊지 못할 작품임에 틀림없다.

“제가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아요. 만약 경험이 많은 다른 분들이 서찬영 역할을 맡았다면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또 다른 서찬영의 모습도 나오지 않았을까요? 조금 더 잘 표현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하는 아쉬움은 남아요. 그래도 이 작품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저한테는 거의 ‘크리스마스 캐럴’ 같은 작품이에요. 오랫동안 제 기억에 남아있을 것 같아요”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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