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文정부 대북정책 ‘신중모드’…“北 핵도발 상황서 교류 어려워”

美 트럼프 정부서도 '섣부른 남북대화' 견제

정부 "6·15 남북공동행사 북핵·국제동향 고려 결정"

북한 화성-12 발사 /연합뉴스북한 화성-12 발사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예상했던 것보다 신중한 기조를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핵·미사일 고도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섣부른 남북대화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중 북한대사관 관계자가 우리 정부에 남북합의 이행을 촉구한 데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합의 이행이 잘 안 되는 이유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핵 문제에 진전이 있어야 6·15공동선언이나 10·4정상선언 등 남북 간 합의 이행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북한 보도를 보면 북한이 핵 문제는 미국과 논의하고 남측과는 경제협력을 통해 이득만 취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 아니냐는 의심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의 전날 정세해설에서 “미국의 식민지 하수인으로서 아무런 권한도 자격도 없는 괴뢰(남측)들 따위가 조미(북미) 사이의 문제에 간참(참견)해 보려는 것이야말로 제 처지도 모르는 주제넘은 짓”이라고 주장한 것을 염두에 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 남북 간 협의에도 비핵화가 다뤄진 적이 있었다”면서 “북한이 핵 문제를 비롯한 모든 현안에 대해 열린 자세로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6·15정상선언 17주년을 계기로 한 남북 공동행사에 대해서도 신중한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가 당초 구상했던 남북교류 진전을 힘있게 추진하기에는 대내외적 환경이 녹록하지 않다.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외교안보 진용의 인선이 지연되면서 통일부와 청와대 간 의사소통이 당분간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6·15정상선언 17주년을 계기로 한 남북 공동행사에 대해서 통일부는 “실무부서에선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며 “구체 방향은 새 정부의 남북관계 정책과 북핵문제, 국제사회 동향 등을 고려해서 정부 내에서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관련기사



북한의 지난 14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5일(현지시간)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등 국내외 대북 여론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남북대화와 관련해 “나는 대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지만, 특정한 상황(certain circumstances)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고강도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남북대화는 제재 기조를 흐트러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발언으로 해석됐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면서 이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는 구도가 바람직한데 쉽지는 않아 보인다”면서 “실효적인 남북대화가 언제쯤 가능할지 현재로썬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

박신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