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규제강화에 금리 올리는 스톡론...가계대출 부실폭탄 되나

절반이상 취급 저축은행들

신규대출 대신 금리 대폭인상

일부 2~3%서 4~5%대로 올려

주식시장 변동성 커질땐

고금리 이자 부메랑으로



증권사가 저축은행이나 다른 금융기관과 연계해 주식투자자금을 빌려주는 스톡론(연계신용대출)이 규제강화에 주춤하고 있지만 금리를 대폭 올려 자칫 가계대출의 부실 폭탄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새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지며 스톡론의 절반 이상을 취급하는 저축은행들은 신규 대출은 자제하는 대신 금리를 대폭 올리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스톡론이 신용대출 등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고금리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압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스톡론 잔액은 2조9,940억원으로 4년 전인 지난 2013년(1조3,000억원) 대비 130%가량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2012년부터 스톡론 축소를 권고했지만 일시적으로 잔액이 줄었을 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새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맞춰 스톡론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신규대출을 제한하거나 기존의 대출을 감소시키는 등의 주문을 저축은행에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라 줄이는 대신 기존 대출에 대한 금리를 대폭 올렸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사실상 허울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올 초 연 금리를 2~3% 수준에서 4~5% 수준까지 올리기도 했다. 또 마케팅을 통해 스톡론 이용 고객을 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옮기는 편법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억제로 저축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스톡론을 비롯한 대출을 억제하는 등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지만 스톡론을 활용한 정치 테마주 투자는 여전하다”며 “스톡론을 이용하는 고객들만 어쩔 수 없이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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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서민대출 규제를 위해 스톡론을 규제하고 있지만 스톡론이 짭짤한 신규수익이 되는 만큼 금융회사들은 증권사나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이다. 스톡론의 평균 이자와 수수료는 6% 수준이다. 평균적으로 주식담보대출 이자가 3%임을 감안하면 두 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저축은행을 갖고 있지 않은 증권사들은 주식담보대출만 운용하거나 일부 저축은행과 연계한 스톡론 판매를 통해 연계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증권사들은 연결만 해주는 입장이라 저축은행 상품 금리 관리를 할 수도 없을 뿐더러 또 투자자들이 저축은행 여신을 활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역마진이 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아예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거나 저축은행이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지난 10일 유진그룹이 현대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도 스톡론 등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한 승부수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유진그룹의 유진투자증권 등 계열사와 현대저축은행이 신용융자 서비스 확대나 투자은행(IB) 부문으로의 자금 공급 등에서 연계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스톡론 등과 같은 저축은행과 증권사 간 연계 상품 출시도 기대된다. 앞서 키움증권(039490)은 키움예스저축은행에서도 스톡론 판매를 시작하는 등 채널 확대 효과를 내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키움예스저축은행(옛 TS저축은행)을 인수해 키움저축은행과 함께 2개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부터 제2 금융권 가계대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저축은행 자회사의 이자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일회성으로 저축은행 충당금 환입도 20억원 발생하는 등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을 인수했던 아프로서비스그룹 역시 현대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했지만 금융당국의 ‘상호저축은행 대주주변경 및 합병 등의 인가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인수를 포기했다. 대신 스톡론을 연계할 수 있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인수자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스톡론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역시 키움예스저축은행을 인수해 키움저축은행과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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