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직접 기계 개발해 원가 40% 절감 미끄럼방지 매트 사업 잘 나가요"

김대욱 하이워크 대표

증권사 지점장서 제조업 창업

미끄럼 방지 제품 생산에 올인

입소문 타며 쇼핑몰 판매 급증

8개국 수출·올 매출 목표 50억

"아이·노인 안전 지켜 자부심"

김대욱 하이워크 대표가 지난 4월 28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미끄럼 방지 매트 신제품의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임진혁기자김대욱 하이워크 대표가 지난 4월 28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미끄럼 방지 매트 신제품의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임진혁기자





“제조업이 거칠기도 하고 큰돈 벌기도 쉽지 않아요.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고 공들이면 성과를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이죠.”

바야흐로 자영업 전성시대다. 은행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명예퇴직이 이어지며 자영업시장의 포화도는 더욱 치솟고 있다. 비자발적으로 자영업에 내몰릴 때, 많은 사람이 손쉬운 프랜차이즈나 겉보기 좋은 커피숍 등을 떠올린다.

2001년 서울 강남, 그중에서도 잘 나간다는 대치동에서 증권사 지점장으로 있다 옷을 벗게 된 김대욱(57) 하이워크 대표 역시 서비스 분야 창업에 눈길이 갔다. 그러나 그의 최종 선택은 제조업이었다.


16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끄럼 방지 제품 수요가 꾸준할 거 같았다”며 “열심히만 하면 손가락 빨 일은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퇴직금에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은 김 대표는 계단 모서리에 붙이는 미끄럼 방지 패드 제조 설비를 들여와 충북 진천에 작은 공장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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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5~6년간은 제품도 팔고, 직원 서너 명과 함께 건설현장에서 직접 시공도 했다. 그러던 중 2007년 일본과 국내 전시장을 돌다 만난 게 바로 미끄럼 방지 매트다. ‘이거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대표는 “당시 호주 업체의 한국판매법인이 생산을 막 시작했는데 가내수공업 수준이었고, 1㎡ 매트 1장에 2만5,000원정도로 비쌌다”며 “생산성을 훨씬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이야 좁고 기다란 호스를 가로세로 격자무늬로 엮은 미끄럼 방지 매트를 쉽게 볼 수 있지만, 당시에는 생소했다. 김 대표가 처음 노린 건 노인복지시장이었다. 고령화로 어르신들의 낙상 예방을 위한 제품 수요가 많았다. 2010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복지급여로 살 수 있는 복지용구 제품에 등록된 것을 시작으로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며 일반 인터넷 쇼핑몰 판매가 급증했다.

김 대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설비 전문가를 불러들이고 직접 기계를 연구해 제품값을 1매당 1만5,000원정도로 떨어뜨렸다. 공장도 확장과 이전을 거듭해 지금은 경기도 화성의 약 5,000㎡(1,500평) 규모 공장에서 매월 1㎡짜리 매트 1만5,000장을 만들면서 매트 매출이 전체의 90%까지 올라왔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8개국 수출길도 열었다.

하이워크 매출은 2015년 4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경쟁업체가 환경 안전 기준에 어긋난 제품을 팔다 언론의 지적을 받으며 시장 자체가 위축돼 매출이 3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김 대표는 “우리 제품은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타격이 컸다”며 “매트에 잘못이 있으면 몇 배로 물어준다며 안전성을 열심히 홍보한 끝에 겨우 고비를 넘겼다”고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김 대표는 이달부터 매트의 바닥 접촉면을 오목하게 깎아 욕실 타일 위에 깔았을 때 밀착성을 높인 신제품 ‘안미끌림매트’를 내놨다. 시장 반응이 좋아 올해 매출 목표를 50억원으로 높였다. 그는 “사업이 잘되는 것도 기쁘지만, 우리 매트로 아이와 어르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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