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16일 “현행 헌법을 보수할 때가 됐다”면서 “국회가 하자는 대로 따라가야겠지만 현실에서는 대통령이 안을 내는 게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발의권을 가진 대통령과 국회 중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 발의를 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국회는 단일안이 나오지 않고 당별로 나올지도 모른다. 그런 현실의 문제를 말한 것이지 어느 쪽이 (개헌안을 내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한 것은 아니다. 제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향후 일정한 시점에 개헌 착수를 선언해야 실질적인 동력이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부치자는 정도까지 이야기가 나와 있는데 일정이 녹록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것을 지키려면 엄청나게 바쁘게 움직이고 정치권 주역들이 대담한 결단을 해야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지금까지 9차례 개헌은 한 번의 예외도 없이 혁명·쿠데타·민중항쟁 등 외생적 에너지에 의해 이뤄졌다”며 “이번에 개헌이 이뤄진다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정치권 내부 대화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18대 국회에서 개헌 모임인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공동대표를 지냈고 19대 국회에서도 개헌 추진 의원 모임에 참여하는 등 의원 시절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