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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보험 제대로 알기]① 혹시 당신도 ‘보험문맹’?

# 몇 달 전 결혼한 서유진(30)씨는 결혼 직후 이모의 전화를 받았다. 아는 보험설계사가 있으니 가입상담을 받아보라는 것이다. “결혼했으니 꼭 필요하다”는 설계사의 권유에 고액의 종신보험에 가입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이 보험이 가장 좋은 상품인지, 보장내용에 비해 보험료가 비싼 것은 아닌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약관을 읽어봐도 이해하기 어려웠고, 다른 상품과 비교해 볼 방도도 없어서 이번 달에도 그냥 보험료를 납입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취업이나 결혼, 출산 등 생애 중요한 시기를 맞아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수입보험료 기준 세계 8위의 보험강국으로 꼽힌다. 보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가구 중 약 96%가, 10명 중 9명 이상이 1개 이상의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보험 하나씩은 갖고 있는 셈이다.


보험은 이처럼 높은 가입률에도 불구하고 상품의 특성상 구조가 복잡하고 쓰이는 용어들이 어려운 탓에 타 금융 상품에 비해 소비자들의 이해도가 낮다고 알려져 있다. 부모님이 대신 가입해주거나 설사 스스로 가입했어도 자신이 보유한 보험의 보장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명 ‘보험문맹’이다. 작은 물건을 구입할 때는 가격과 성능을 따지면서도 짧게는 몇 년, 길게는 평생 보험료를 내는 상품인 보험에 대해 제대로 모른다면 만일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보장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는 국내 보험업계의 대면채널 위주 영업구조와 판매자와 소비자 간 정보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소비자가 시중의 수많은 보험상품 중 자신에게 꼭 맞는 상품을 일일이 알아보고 가입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오로지 설계사를 믿고 추천하는 상품에 가입하게 된다.


그러나 보험설계사는 판매수당인 설계사 수수료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소비자에게 필요한 상품보다는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우선적으로 권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입자 본인이 해당 보험상품을 정확히 이해한 뒤 가입하지 않으면 불완전판매(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판매하는 것)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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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몇 년 전부터 핀테크 흐름을 타고 비대면 금융시대가 열리고 인터넷보험이 등장하면서 이 같은 상황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인터넷보험은 말 그대로 소비자가 보험설계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상품이다. 불필요한 특약을 빼고 주계약 위주의 단순한 상품구조를 갖추고 소비자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정보는 홈페이지에 알기 쉽게 설명돼 있다.

인터넷보험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보험료와 편의성이다. 설계사 수수료나 점포비용 등 중간유통비용이 없으므로 대면채널 대비 보험료가 20~30% 낮다. 또한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상품가입부터 유지, 계약 관리까지 24시간 모든 보험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일찌감치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인터넷보험 판매가 활성화 돼있던 손해보험업계와 달리 생명보험은 약 4~5년 전부터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을 비롯해 KDB다이렉트생명, 삼성생명다이렉트, 한화생명 온슈어 등 대면채널 위주의 보험사들도 인터넷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뱅킹이나 인터넷쇼핑 등 비대면 금융거래에 익숙한 30~40대가 주 고객층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보험은 설계사의 권유를 통해 가입하는 대표적인 푸쉬(PUSH)형 금융상품으로 판매 과정에서 문제나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인터넷 상품은 가입 니즈를 가진 소비자가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오히려 유지율이 높고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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