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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손승원 “선한 입장에서 악역을 지켜보는 것…큰 공부”

“작은 역할부터 하고 싶었다…드라마·뮤지컬 병행할 것”

배우 손승원의 행보를 설명하자니 ‘차근차근’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드라마는 단막극부터, 뮤지컬은 앙상블부터 시작했다. 어느덧 드라마와 뮤지컬에서 주연을 맡을 정도로 성장했다. 특유의 겸손함과 신중함으로, 배우로서 한 걸음 한 걸음을 꾹꾹 밟아나가는 중이다.

손승원은 지난 15일 서울경제스타 사옥에서 MBC 일일드라마 ‘행복을 주는 사람’ 종영인터뷰를 가졌다. ‘행복을 주는 사람’은 방송 기간만 6개월, 촬영 기간까지 합치면 총 8개월에 이르는 대장정이었다. 앞서 KBS2 ‘달콤한 비밀’로 일일드라마를 경험해보기는 했지만, 주연을 맡아 작품을 끌고 간 것은 처음이었다.




배우 손승원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손승원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행복을 주는 사람’은 사랑으로 한 아이를 키운 여자가 아역스타로 성공한 아이를 되찾으려는 비정한 친모로부터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배우 이윤지가 여자주인공 임은희 역을 맡았다. 손승원은 극 중 드라마 PD인 이건우로 분해 이윤지와 러브라인을 이뤘다. 가정적이면서 따뜻한, 사랑을 주는 법을 아는 남자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역할들은 다 센 역할이었어요. 악역이나 스파이 등이었죠. 사실 착한 역할이 악역보다는 연기하기가 쉬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더 어렵더라고요. 특징이나 개성이 악역에 비해 크지 않잖아요. 그런 것에 대한 공부가 많이 됐어요. 주인공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느꼈죠.”

이건우는 사실 ‘판타지’적인 인물이다. 세상에 없는 인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말 착하고 집안도 좋고 가정적이고 능력도 있다. 이런 역할을 8개월이나 하다 보니 다시 악역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이에 대해 상대역인 이하율과 이야기를 많이 했단다. 이하율은 ‘나쁜 역을 그만하고 싶다’며, 손승원은 ‘형 같이 나쁜 역을 해보고 싶다’며 서로의 배역을 탐내기도 했다.

“물론 배운 게 많아요. 처음 주인공을 맡았고, 호흡이 길었잖아요. 앞으로 다른 역할을 맡는데 부담감이나 두려움이 많이 없어질 것 같아요. 그리고 착한 역을 하고 악역을 하는 것과, 악역만 계속 하는 것은 달라요. 선한 입장에서 악역을 지켜보는 게 공부가 됐어요. ‘나라면 저렇게 했을 텐데’라고 생각도 했고, 또 형이 하는 걸 보고 배우기도 했고요. 다음 작품에서 활용해보고 싶어요.”

연기 외적으로도 얻은 것이 있다. 어린 나이지만 주연을 맡다 보니 어느 정도 작품을 끌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동료 배우들 사이에서 회식도 주도하려고 했고, 직접 찾아가서 인사도 많이 드렸다고.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던 것에는 손승원의 이런 노력이 한 몫 했다. 외향적이지 않은 성격 때문에 남들보다 배로 신경을 써야 했다.


“원래 활발한 성격이 아니에요. 외향적으로 행동 하기 위해 스스로와 싸웠죠. 연기보다 더 힘들었어요. 스태프 분들에게도 먼저 다가가고, 파이팅 있게 하려고 하고. 제가 작아져 있으면 촬영장 분위기가 안 좋을까봐 주변 분들에게 말도 많이 걸었습니다. 제가 상대적으로 어린 배우잖아요. 그런데 주인공을 맡아서 혹시나 선입견이 있지 않으실까 걱정도 됐어요. 신뢰감을 쌓기 위해 노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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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승원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손승원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손승원은 뮤지컬과 브라운관을 꾸준히 오가는 배우 중 하나다. ‘행복을 주는 사람’을 촬영하면서 동시에 뮤지컬 ‘그날들’도 공연했다.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다. 한창 공연을 하다가 드라마에 들어갔기 때문. 당연히 대사 톤이 공연에 맞춰져있을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다시 공연을 할 때는 드라마에 맞춰진 소리가 너무 작을까봐 걱정도 됐다.

“그래도 확실히 도움이 됐어요. 공연은 드라마보다는 표현이 큰 편이지만 섬세한 연기도 필요하거든요. 그런 호흡이나 연기적인 움직임에서 공부가 되죠. 다른 장르와 다른 공간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까 각자 배울 수 있는 게 다르구나 느꼈어요. 그리고 공연을 할 때 관객 분들이 더 많이 알아봐주시더라고요.”

손승원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어 했다. 작품이 주어지고 시간만 허락한다면 두 분야에 모두 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것. 욕심이 없는 편은 아니다. 배우의 말을 빌리면 오히려 ‘욕심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그는 욕심만 가득한 배우는 아니었다. 어느 분야든 진지하고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다는 바람직한 태도가 바탕이 된 배우였다.

“처음부터 큰 역할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단막극부터 시작해서 제 생각과 맞게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공부할 수 있는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어요. 공연도 마찬가지고요. 이렇게 지내오면서 얻는 게 많았어요. 작은 역할부터 시작하다보니까 그 역할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더라고요. 해봤기 때문에 알 수 있는 부분이죠.”

한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단다. 일일드라마는 부모님께 효도하는 거라고. 확실히 뮤지컬에 집중할 때보다 드라마를 병행할 때 알아보는 연령층이 넓어졌다.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게 느껴졌다. 그만큼 부담감과 책임감도 늘었다. 손승완은 커진 기대감을 충족하기 위해 더 열심히, 더 조심스럽게 연기를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일일드라마 첫 주인공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드라마를 사랑해주셔서 또 감사하고요. 뮤지컬 팬 분들도 드라마를 모니터해주셨어요. 공연 끝나고 저에게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응원 해주시더라고요. 이런 것들이 저에게 힘이 됐어요. 저를 더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겸손하고 더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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