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백브리핑] 120년 조흥 역사 품은 신한

민족자본으로 세운 첫 민간銀 계승

IMF 등 거치며 합병 처지로 전락

'광교점 120주년' 행사로 재조명

신한은행 광교영업부가 올해로 개점 12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82년 세워진 신한은행의 역사가 120년이나 됐다는 데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다. 광교영업점의 역사는 조선 말인 1897년 민족자본으로 세워진 민간은행 한성은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성은행은 1943년 국내 최초 민간 상업은행인 조흥은행의 전신이기도 하다. 한때 ‘조상제한서’ 5대 은행의 선두에 서 있던 조흥은행은 2006년 신한은행에 합병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인수합병(M&A)은 가장 잘된 은행 간 유기·화학적 결합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양 은행 간 출신 직원 차별을 없애고 오히려 신한은행보다 낮은 조흥은행의 보수를 노사 약속보다 빨리 올리는 등 물리적 결합에도 잡음이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은 ‘화합주’로 상징될 정도로 양측 부서가 매일같이 조직 친밀도를 다지는 술자리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성공사례였다. 이런 노력으로 신한은행에서 신한·조흥 등 출신을 따지는 사람이 없다. 성공적인 통합의 결과로 조흥은행의 그림자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10명 남짓 부행장 중 4명이 조흥 출신이지만 이를 구분 지으려 하면 “아직도 그런 구분을 하느냐”는 핀잔이 따라오기 일쑤다. 조흥은행의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점점 줄고 있는 것은 어쩌면 잘된 통합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어느 은행도 제2의 조흥은행의 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신한은행 광교영업부’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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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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