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방송된 KBS1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백 년을 살오보니’ 편이 전파를 탔다.
▲ 봄처럼 분주한 최돈춘 옹의 하루하루
최돈春 할아버지에게 106번째 봄이 왔다. 생명이 움트고 꽃망울을 터트리는 봄은 모든 생명에게 분주한 계절. 어르신의 하루도 봄처럼 분주하다.
닭 모이를 주고 마당에 있는 잡초를 뽑고 떨어진 문풍지를 붙이는 등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는 걸 보고 있노라면 20년은 젊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매일같이 1시간을 걸어 마을 회관에 나가고 틈틈이 농사일을 거드는 걸 보면 작은 일도 손수하는 것이 4년째 강릉 최氏 최고 연장자에게 수여하는 도문장 자리를 지키는 비결이 아닐까.
▲ 우리는 아버지고 자식이면서 친구다.
최돈춘 어르신에게는 두 명의 남동생이 있다. 올해 100세인 둘째 최돈하 옹과 96세인 최돈추 옹.
우애 좋고 장수하기로 유명한 최씨 삼형제는 사천면 덕실리에서 나고 자라, 함께 나이 들어가는 중이다.
최돈춘 할아버지가 15살 때 선친이 작고한 후 집안의 가장이 된 할아버지는 동생들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
함께 농사짓고 네 것 내 것 없이 나누며 100을 살아왔다.
최돈춘 할아버지에게 동생들은 가장 든든한 내편이자 최고의 친구요 훌륭한 이웃이었던 것이다.
▲ 106세 할아버지를 둘러싼 든든한 울타리, 가족
첫째 아들을 먼저 보내고 며느리와 함께 사는 할아버지 집 바로 아래에는 근사한 두 집이 나란히 붙어있다. 둘째 딸 내외와 외손녀 부부가 사는 집이다.
매일 같이 한복을 손질하며 시아버지를 봉양해온 며느리와 수시로 드나들며 아버지를 챙기는 여든의 딸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농사 한 수 배우겠다는 외손녀 부부까지 할아버지 주변에는 든든하고 따뜻한 가족의 울타리가 있다.
▲ ‘얼마나 오래 사느냐’ 보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
소싯적 열심히 모은 재산을 손자가 팔아 손해를 보았을 때도 싫은 소리 한번 안했다는 어르신.
106년이란 세월 속에 풍파가 많았음에도 크게 화 한 번 내지 않았단다.
조상에게 예를 다하고 부모에게 효를 다하고 형제끼리 우애를 다하고 자식을 사랑으로 지켜온 분.
어쩌면 우리가 이 시대 어른에게 기대하는 인품을 삶 속에서 실천해 온 것이 행복하게 나이 들어가는 최돈춘 할아버지의 장수비결이 아닐까.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