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알 그린(텍사스) 하원의원은 이날 본회의장 발언을 통해 “나는 나를 뽑아준 유권자들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 나라와 미국 헌법에 대한 의무감으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사법방해 혐의로 탄핵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린 의원은 “나는 정치적 목적에서 탄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이 나라가 옹호하는 위대한 이상들, 모두를 위한 자유와 정의를 믿기 때문에 탄핵을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이 나라에는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지금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과 연관된 대통령 본인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바로 그 대통령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라며 “이런 일을 그냥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이 그동안 대중연설 등을 통해 탄핵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거론한 적은 있지만, 의회와 같은 공개 석상에서 탄핵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 및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이던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전격으로 해임해 ‘수사방해’ 논란을 자초한 데 이어 전날에는 과거 코미 전 국장에게 수사중단을 압박했다는 이른바 ‘코미 메모’가 터져 나와 궁지에 몰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코미 메모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1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미 당시 FBI 국장에게 러시아 내통설 수사를 언급하면서 ‘당신이 이 사건을 놔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면서 “이 같은 요청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측근들과 러시아 간의 내통설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법무부와 FBI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보도했다.